北 일방적 댐 방류…국민은 긴급대피, 정부는 술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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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필승교 등 역대 최고수위 기록…주민 긴급대피 소동
‘6명 사망’ 2009년 전례에도 정부는 ‘남북 물물교환 이벤트’
이인영 통일부장관 “北 어렵겠지만 소통해달라” 항의 언급無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06 14:26:05

▲ 5일 역대 최고수위를 기록한 군남댐에서 물길이 세차게 요동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차례에 걸친 북한의 댐 무단방류로 임진강 수위가 한 때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정부는 항의 없이 유감 표명만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남북 물물교환’ 이벤트를 추진해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북한은 7월부터 황강댐 등 수문을 열어 물을 남쪽으로 쏟아 보냈다. 이에 5일 오전 8시 10분 기준으로 임진강 필승교 수위는 역대 최고치인 13.12m를 기록하면서 경기 파주·연천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긴급대피 해야 했다. 경기도는 접경지역 위기대응 관심단계 경보가 발령되자 연천 1209명, 파주 257명 등 총 1466명을 마을회관, 학교, 주민센터 등으로 긴급대피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남북 물물교환’ 이벤트에 나선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통일부는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이 6월 말 북한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 등과 계약을 맺은 남한 설탕, 북한 개성고려인삼술·들쭉술 맞교환을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에 큰 하자가 없다면 사업을 승인할 예정이라는 게 정치권 전망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취임 초 물물교환 형태로 남북관계를 타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09년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지만 남북교류에 대한 적극적 태도와 달리 정부는 국민 목숨을 위협한 북한 댐 방류 항의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 장관은 6일 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일방적 방류조치에 유감을 표한다. 북측도 집중호우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며 오히려 북한을 감싸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접경지역 주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있어서는 최소한 소통이 즉각 재개돼야 한다”며 “방송 등을 통해서도 좋다”고 말했다. 남북 핫라인 등을 통한 직접적 항의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임진강 필승교 수위는 6일 오전 10시 40분 기준으로 10.27m를 기록해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마찬가지로 최고치 수위(40.14m)를 보였던 군남댐도 이날 38m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주의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게 관계당국 입장이다.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6일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집중호우대비 회의에서 “수위가 낮아지고 있지만 비가 길어지고 있는데다 휴가기간도 겹쳐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하천이 있는 지역, 농촌이 같이 있는 지역들은 특별히 관심을 갖고 대응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