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목소리 경청 없이는 경제발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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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13 00:02:03

일반적으로 기업은 최소의 자원을 투입해 최대의 결과를 창출하는 걸 목표로 한다. 여기서 자원은 돈이 될 수도 있고 인력이 될 수도 있다. 결과는 이윤이 될 수도 있고 기술발전이 될 수도 있다. 정답은 없겠지만 최대한 목표에 근접하기 위해 연구하고 토의한다. 필요한 지식을 얻고 방법을 체계화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경영학이란 학문이 발전하기도 했다.

최대의 결과를 추구하는 기업의 경영방식이 항상 옳은 건 아니다. 때로는 최소한의 자원을 투입하려는 과정에서 불법, 편법적 행위가 반복된다. ‘인적자원’인 근로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한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하청업체 등에게 단가 후려치기 등 ‘갑질’ 사례도 나온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정부, 그리고 공공의 역할이다. 기업이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도록 자율을 부여하되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발생하는 걸 방지해야 한다. 피해자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를 구제하고 해당 행위에 대해선 상응하는 처벌을 내려야 한다. 지금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국회, 검찰 등이 수행하는 것들이다.

다만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기업의 잘못을 바로잡겠다며 관련 법의 기준을 높이거나 약자들의 권리만 강조할 경우 기업은 본연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기업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부담이 커지다 보니 조직의 효율적 운영이 어려워졌다. 조직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감소했고 이는 곧 국가 경제 침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단체, 연구기관 등이 내놓는 자료에서 유독 많이 보이는 단어가 있다. 기업 옥죄기, 반(反)기업법, 규제 개혁 등이 그것이다. 기업 옥죄기와 반기업법이 국가 경제를 해치는 주범이라는 게 이들 단체, 기관 등의 주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극복을 어렵게 하는 배경으로도 기업 옥죄기, 반기업법 등이 거론된다. 이에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말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터뷰에서 “모든 법·제도, 기득권 장벽을 다 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낡은 규제, 발목을 잡는 규제는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길을 터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사태로 기업 피해가 커지자 허 회장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을 발표하며 한시적 규제유예를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기업인들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일 이유는 없고 경제단체 등이 내놓은 연구자료가 항상 옳다는 보장은 없다. 규제 혁파, 혹은 완화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이들의 말을 무시할 이유 역시 어디에도 없다. 일부라도 수용하는 게 옳으며 최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한 토의나 협의라도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태도를 보면 무조건 자신들의 의지만 관철시키려 한다. 주위의 말은 입맛에 맞아야만 허용한다. 정부 인사 대부분은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없다. 이들이 기업 경영에 간섭하고, 관련 규제를 만들고 있다. 기업의 목표 달성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리 만무하다.

벌이가 줄어든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채용도 미루고 있다. 취업난이 심화된 배경이자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어든 직간접적 원인이다. 오늘날 대다수 국가들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건 기업이다. 대한민국도 논외는 아니다. 기업이 흔들리면 경제도 나빠진다.

기업이 위축되자 정부는 공공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공공이 나서 사업을 추진하고 공공이 나서 일자리를 만든다. 공공 확대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런데 공공 확대를 위해선 재정 집행이 필요하다. 재원은 민간에서 나온다. 기업이 내는 법인세, 근로자가 낸 소득세 등이 포함된다. 결국 공공 확대를 위해서라도 기업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3조원 이상 줄었다. 이 중 법인세가 13조5000억원이나 덜 걷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경기가 좋지 않아 법인세가 덜 걷혔다고 설명했다. 수입이 줄었으니 나라 살림살이도 나빠졌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는 110조5000억원 적자로 역대 최악의 기록을 경신했다. 관리재정수지는 국가재정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 된다.

코로나 확산 등으로 전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위기와 마주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 규제 해소는 필수적이다.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기업인, 전문가 등과 합의점을 찾는 노력이라도 필요하다. 경영의 범위를 넓히면 국가 운영과도 연결된다.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기업이라는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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