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감독기구 부동산대응반, 조사 대상 절반이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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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건 18건 중 기소 6건 불과…“시장 교란자 많다고 보기 어렵다”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12 14:08:00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안정화와 시장 교란자를 엄벌하기 위한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제안한 가운데 올 초 진행된 ‘부동산대응반’의 내사 실적 중 절반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부동산 감독기구’의 모태가 되는 부동산대응반 조사에서 교란자가 없는 것이 증명됐는데 추가 설치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및 수도권이 부동산 시장 불안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감독원’ 설치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달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주택을 시장에만 맡겨두지 않고 세제를 강화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전 세계의 일반적인 현상이다”며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을 위해 필요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는 시장을 상시적으로 감독하는 기관으로 현재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기구인 금융감독원과 유사한 형태의 기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에 관련 부처들은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초 정부가 추진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 대응반의 실적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감독원 설치는 현재의 시장상황에 비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국토교통부가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 대응반 활동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대응반이 내사에 착수해 완료한 110건 중 증거가 불충분 하거나 혐의가 없어 종결된 건수는 55건으로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결된 55건 외 나머지 55건의 단속 실적 또한 내실이 없었다. 55건 33건은 지자체(서울시 3건, 경기도 30건)으로 이첩돼 결과가 불분명했고 시장 교란 행위로 판단해 정식수사가 이뤄진 입건 건수는 18건에 그쳤다.

더욱이 입건된 18건 중 불법이 명백히 드러나 기소된 건수는 6건에 불과했고 4건은 기소중지로 수사 자체가 중단됐다. 기소된 6건 중에서 처벌까지 이어진 것은 3건에 그쳤고, 이 중에서도 1건은 기소유예, 2건은 경미한 약식기소로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김상훈 의원은 “올해 초 부동산 불법 근절을 외치며 범정부 조직을 구성, 특별사법경찰관까지 투입하였지만 조사 대상 절반이 혐의가 없었다”며 “그럼에도 대응반을 모태로 부동산 감독원을 출범시키겠다는 것은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전시성 행정의 소지가 크다. 지금은 설익은 정책을 내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감독기구만든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명확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의 가능은 불법, 탈법, 위법을 잡아내는 것일텐데 현재 거래는 세금 낼 거 내는 재력가들 위주로 돌아가 투자를 제약할 수가 없다”며 “결과적으로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