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서울시 광복절 집회금지 규탄 “정치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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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분향소 설치했으면서 광복절 집회만 유독 금지”
“유엔·법원, 방역수칙 이행하는 집회 허용 촉구”
“서울시, 정치방역 대신 국민 권리 보장하는 방역수칙 수립해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14 14:20:34

▲ 시민단체들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가 감염방지법을 내세워 8.15집회금지 명령을 내린 것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의 분향소는 혈세를 투입해 집회금지구역인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했다” 면서 “8.15집회 참여자를 잠재적 슈퍼전파자 취급하지 말고 안전한 집회를 위한 방역수칙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광복절인 15일 서울 각지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서울시가 집회금지 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정치방역”이라고 성토했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바른인권여성연합·행동하는자유시민·전대협·부동산악법저지국민행동(구 617)·자유경제네트워크 등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서울시의 특정 일자 선택적 집회금지 행정명령은 공익을 위함인가, 아니면 정치방역을 위함인가”라며 “서울시는 집회 참여자를 잠재적 (코로나19) 슈퍼전파자로 취급하지 말고 안전한 집회를 위한 방역수칙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치방역’ 근거로 서울시가 유독 광복절 집회만 금지시켰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야외에서 집단감염 및 전파가 일어난 사례는 없다. 야외는 밀폐된 공간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매우 낮아 실제 확진자가 발생했던 실내 대형시설도 방역조치 후 모두 영업재개를 허용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유독 광복절 집회를 금지하고 고발하겠다는 태도는 집회 내용 및 목적을 기준으로 선택적 금지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 설치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2월 12일부터 모든 집회를 전면금지한 당사자인 박 전 시장 분향소는 혈세를 투입해 집회금지구역인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적을 보였다”며 “국민을 진정 걱정하는 건지, 아니면 광복절 집회가 불편한 사람들을 걱정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집회 규제에 대한 유엔 측 우려도 언급했다. “4월 클레망 불레 유엔 평화로운집회와결사의자유 특별보고관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이유로 정부가 헌법으로 보장한 권리를 중지하고 관련 긴급명령을 내린 것이 걱정스럽다’며 일터에서의 집회결사 자유권 보호, 표현의 자유 보장 등 10개 원칙을 발표하고 각 국에 요청한 바 있다”고 했다.

법원 판결도 강조했다. “서울시의 무기한 집회금지 처분 고시에 경기도의사회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하자 7월 29일 재판부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등에 내린 무기한적 집회금지 고시는 과도한 제한에 해당돼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신청을 전면 인용했다”며 “특히 재판부는 ‘집회자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할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서 집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법원 판결, 유엔 권고를 존중해 논리와 상식에 어긋나는 정치방역·이념방역으로 국민의 집회·결사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집회 참여자를 잠재적 슈퍼전파자로 취급해 집회를 맹목적으로 금지할 게 아니라 국민이 안전하게 집회·결사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방역수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