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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포밍(Terraforming)’이란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을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즉 ‘한반도 테라포밍’이란 지금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전향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첫 시작으로 국가 안보 및 국가 운영의 최선봉이자 핵심 분야인 국가정보 시스템의 한계와 발전 방향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Part Ⅱ)
국가정보원 개혁의 본질은 조직 와해가 아닌 ‘프로페셔널 인텔리전스’로 거듭나는 것
좌파 정치 그룹에 의해 억압되어 국가정보기관의 역량과 존재감이 약해져 가는 현실 속에서 다시 한 번 의문을 가져본다. 국가 위급상황에 대한 즉각적이고 신속한 조기경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국가정보기관들은 중국 우한에서 COVID-19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급속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과연 무엇을 하였는가?
자칫 국가정보기관의 요원들조차도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보다 더 철저한 명령체계를 가지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행토록 하여 정보기관 요원 중 확진자가 한명도 없었다면 이것은 자랑할 만한 것인가? 그렇다면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국가정보기관의 정보요원들 중 누가 신속한 첩보를 수집하고 무엇을 분석하고 무슨 정보를 생산해 낼 수 있었겠는가?
물론 현실 속에서의 정보 요원들은 제이슨 본이나 제임스 본드와 같은 영화 속의 첩보 요원들과는 다르다. 영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화려한 액션이나 우수한 사격술이 아닌 오직 자기희생적 신념과 국가관, 그리고 사명감을 가지고 국내외를 막론한 최전방에서 끝임 없는 첩보 수집과 정보 분석으로 ‘총성 없는 전쟁’을 수행하는 ‘프로페셔널’을 말하는 것이며, 그러한 정보기관과 정보요원이 국민들이 희망하는 국가정보기관 요원들의 참 모습이기도 하다.
이는 설령 국방부가 군대의 감염병 확산으로 막기 위해 외출을 금지시키더라도 군인들이 이미 각부대별로 배치된 위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는 주위협으로부터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과 다르다. 정보기관과 정보요원들의 역할은 분명히 지정된 구역을 방어하는 군부대와 군인들과는 다르기에 일반 공무원들과 똑같은 수준의 조직 운영과 업무 수행을 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일반 공무원들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국가와 국민에게 즉각적으로 필요한 첩보와 정보란 것은 국내 대표적 유통망 플랫폼인 쿠팡의 로켓 배송처럼 주문한다고 저절로 누군가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가정보기관의 요원들은 국가와 국민이 필요한 첩보, 정보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보다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하여 전달해야 하는 로켓 배송원에 가까운 역할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금 좌파 정치 그룹이 국가정보원의 개혁을 빌미로 조직을 와해시키고 있는 가운데 보다 실질적이고 면밀하게 국정원 운영상의 문제점을 고민해 보자.
사실 1961년 6월 10일 국가재건최고회의 소속으로 ‘중앙정보부’가 창설된 이래 수차례 명칭이 바뀌기는 하였으나 정작 창설 당시에 고착된 폐쇄적 조직 분위기와 업무 프로세스, 그리고 전근대적 정보요원 모집과 체계적이지 못한 인사 운용으로는 예측할 시간과 기회도 없이 발생하는 다양한 신종 위협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수집, 분석하기에는 이미 한계에 봉착하였다.
이는 아직까지도 국내 정보기관들이 후진국형 정보기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국내정보부서와 해외정보부서로 정보의 영역을 물리적으로 분리시키고 국정원장이라는 한명의 수장 밑에서 국가 정보의 독점권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물론 효율적이고 유기적으로 운영된다면 아주 큰 장점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달라서 국가정보원의 국내, 해외부서의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협력은 쉽지 않은 양상을 가지고 있으며 유사 업무에 있어 부서별로 담당 인력이 중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가 중요부처 또는 주요 기업의 경우 한명의 간부급 직원을 상대로 국정원내 각 부서의 담당 요원들이 각자 별도 접촉을 하는 등 기이한 현상까지 초래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국내부서와 해외부서의 구분은 전근대적 개념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국내부서, 해외부서에 구분에 대한 집착으로 효율적 첩보의 수집과 정보의 분석 그리고 정보의 융합에는 심각한 한계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논리로 국내 정보 부서를 해체하고 최초의 좌파 정권시절 만들어진 ‘국가정보원’이라는 이름조차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려는 것이다.
미국, 이스라엘, 일본 등 정보 선진국의 정보기관들은 후진국형, 독재국가형 친위조직으로 권위를 앞세우고 강압적으로 정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고도의 공작 전문가들이 장기간의 시간과 예산을 투입하여 구축한 정보망과 그것을 활용한 체계적이고 은밀한 첩보 수집과 분석, 그리고 정보 생산이라는 기본적 업무 프로세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영화가 아닌 현실 속의 우리 정보기관들은 그 어느 한 가지도 올바르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국내 정치 시스템의 후진성과 국가정보기관으로서의 독자성을 보장하지 않는 미숙한 운영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말 그대로의 정보기관이 아닌 권력기관으로 악용하려는 정치 그룹이 가장 큰 문제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 것은 정보기관은 정보기관일 뿐 권력기관이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우 정권을 장악한 정치인들은 국가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정치 그룹은 국가정보원을 순수 정보기관으로서의 독자성 보장인 아닌 오직 국가 정보를 독점하여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좌파 정치 그룹의 핵심 리더들의 경우 대부분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정보기관의 수사를 받거나 복역한 기억을 가지고 있어 국가정보기관은 오직 해체 또는 복수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과거 김대중 정권 시절인 1998년~1999년 사이에 호남 인사로만 구성된 속칭 순화조가 581명의 대공(對共) 정보요원들을 강제 퇴직 시킨 사례(영남 출신 47%, 수도권 출신 23%, 충청 출신 17% 등)가 있다.
지금도 그 시절과 유사하게 이전 정부에서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지키려고 했던 수많은 우국충정의 정보요원들을 일순간에 ‘적폐라는 프레임’에 몰아넣어 우수 정보요원들을 도태시켰으며 국내파트 핵심부서와 조직을 해체하고 와해시켜 버리거나 정권에 충성 맹세 한 정치성이 강한 인사들을 진급시키고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기관은 권력기관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보기관’이며 이는 있는 그대로의 첩보를 수집하고 정보를 생산하고 그 생산된 정보의 취사(取捨)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해당부처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면 된다. 그뿐이다. 그리고 그 정보의 내용이 입맛에 안 맞더라도 정보기관을 옥죄거나 정보요원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보기관의 요원은 공무를 수행하나 공무원이 아니다. 다시 말해 부여된 임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그에 걸 맞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직책은 필요하지만, 단순히 일반 공무원들과 같은 연공서열식의 직급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때 직급이 아닌 직책 위주의 인력 관리에 대한 논의도 있었으나 그대로 흐지부지된 바 있었다. 국가정보기관의 요원들은 국가의 안보를 위하여 ‘합법적 목표가 아닌 합목적성’을 가지고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프로페셔널 인텔리전스(professional intelligence)’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미국과 같은 막대한 정보 예산을 투입하여 전 세계를 상대하는 정보기관이 아닌 대한민국 현실을 고려하여 ‘특성화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이 필요하다. 정치적 목적이 아닌 그러한 개념과 철학을 가지고 개편 작업을 하여야 한다. 또한 전통적 안보를 넘어 선 테러리즘, 사이버 테러리즘, 감염병 등 신종 위협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봉착한 만큼 국가정보기관이 수행해야 할 임무는 그 다양한 위협의 특성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상기의 신종 위협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연결 사회’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실시간 확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정보기관은 이러한 시대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도록 변화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 목적이 아닌 실질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직 운영을 전면 재검토하고 물리적으로 국내외 구분 없이 목표 임무에 완벽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융합성에 근간으로 두고 조직을 재편성하는 것까지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달라서 국가정보원의 업무 역량을 제한시키고 국가정보기관의 실질적 활동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Part Ⅲ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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