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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4개 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익법인, 계열사를 활용한 우회적 계열출자 등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아울러 총수있는 55개 집단 소속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회사는 지난해보다 9개 줄었지만 규제 사각지대회사는 11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주식소유현황을 31일 분석·공개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소위 대기업집단으로 불리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이다. 2020년 5월 64개 기업집단이 지정됐고 이들 기업집단의 소속회사는 총 2292개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6%로 조사됐다. 내부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들이 신규 지정됨에 따라 지난해(59개 집단, 58.6%)보다 1.0%p 감소했다. 내부지분율은 동일인(오너)이나 동일인과 관련된 친족, 임원, 계열사, 비영리 법인 등이 보유한 주식가액이 계열사 전체 자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총수있는 55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0%로 조사됐다. 지난해(51개, 57.5%)보다 0.5%p 줄었다. 그런데 이들 55개 집단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3.6%에 불과했다. 총수 1.7%, 친족 1.9% 등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지난해 대비 0.3%p 감소했다. 나머지 지분은 계열회사 50.7%, 비영리법인 0.2% 임원 0.2%, 자기주식 2.3% 등으로 구성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지난 2018년 4%에서 지난해 3.9%로 낮아진 바 있다. 4% 미만의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2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총수 지분율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기업의 내부지분율을 살펴보면 총수일가(2.5%), 계열회사(54.2%) 등 56.8%로 나타났다.
총수일가는 적은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계열사 출자 및 계열사를 통해 다른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 등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총수가 있는 55개 기업집단서 총수일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419개로 조사됐다. 전체 계열사 2114개 중 19.8% 수준이다. 419개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10.4%였다. 지분이 없는 계열사는 1695개사(80.2%)로 나타났다.
총수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235개사(11.1%)로 평균지분율은 10.0%다. 총수 2세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184개사(8.7%)로 평균지분율은 4.9%, 총수의 배우자와 형제·자매 등 친족이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251개사(11.9%)로 평균 지분율은 4.9%다.
이런 가운데 공익법인이 출자한 계열사는 지난해 124개에서 128개로 증가했다. 해외계열사가 출자한 국내계열사는 47개에서 51개,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 계열사는 41개에서 53개로 각각 늘었다. 총수일가가 공익법인, 해외계열사, 금융사 등을 활용한 우회적 계열출자 사례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그만큼 총수일가는 우회출자를 통해 기업 지배력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수있는 55개 집단서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는 210개로 지난해(219개) 대비 9개가 감소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비상장사의 경우 20%) 이상인 회사를 말한다.
반면 사각지대회사는 388개로 1년 전보다 12개 늘어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소수의 지분을 처분해 총수일가 지분율이 30%에 못 미치게 만들고 사익편취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사례도 있었다. 사각지대회사는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30%미만인 상장사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50% 초과해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상장 사각지대 회사가 50%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등을 통틀어 말한다.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집단은 효성(32개)으로 조사됐다. 호반건설(19개), GS·태영·넷마블(각 18개), 신세계·하림(각 17개) 등이 뒤를 이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 없이 사각지대회사만을 보유하고 있는 집단은 LG(4개), 한라(3개), 동국제강(4개), 금호석유화학(5개) 등 4개 집단으로 조사됐다.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한 집단은 4개로 나타났다. 순환출자 고리 수는 21개로 지난해(14개)보다 7개 늘었다. 다만 기존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순환출자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집단 중 영풍은 지난해 1개였던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했다. SM은 순환출자 고리를 지난해 7개에서 5개로 줄였다. 여기에 SM은 이번 분석 기준일(5월 1일) 이후인 7월 13일 순환출자를 전부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신규 집단인 KG가 보유한 10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추가돼 전체 순환출자 고리 수가 늘었다.
공정위는 지난 2014년 7월 순환출자 금지제도 시행 이후 순환출자 집단 수는 14개에서 4개로 10개 줄었고 순환출자 고리 수도 483개에서 14개로 462개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4% 미만의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의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으며 공익법인이나 해외계열사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분 매각, 계열 분리 등에 따라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감소했지만 규제사각지대 회사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지난해에 비해 공익법인이 출자한 계열회사, 해외계열사가 출자한 국내 계열회사,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 계열회사 수가 모두 증가하면서 우회출자를 활용한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환출자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신규 지정된 기업집단이 원래 보유하고 있었던 순환출자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돼 제도 개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IMM인베스트먼트(0.2%), 에스케이(SK)·현대중공업(각 0.5%), 금호아시아나(0.6%), 하림(0.8%) 등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국타이어(47.3%), 중흥건설(35.1%), 케이씨씨(KCC·34.8%), DB(29.5%), 부영(23.1%) 등이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회사는 32개 집단 소속 80개사(3.8%)로 전년(84개사)보다 4개사 감소했다 효성·한국타이어 각 6개, KCC·SM·애경·하이트진로 각 5개 등이다.
총수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대림(0.004%), 에스케이(0.03%), 태영(0.04%), IMM인베스트먼트(0.1%), 삼성(0.3%) 등이다.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중흥건설(24.2%), 부영(21.6%), 아모레퍼시픽(19.0%), DB(18.8%), 셀트리온(17.0%) 등이다.
총수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회사는 8개 집단 소속 11개사(0.5%)이다. 부영(3개), 코오롱(2개), 카카오·효성·에이치디씨(HDC)·KCC·SM·네이버(각 1개) 등이다.
총수 2세(동일인의 자녀)는 38개 집단 소속 184개 계열회사(전체 계열회사 2114개 대비 8.7%)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 2세의 평균 지분율은 4.9%이다. 전체 2114개사 대비로는 0.8%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한국타이어(39.4%), 효성(15.0%), DB(10.3%), 동원(9.7%), 중흥건설(9.2%) 등으로 조사됐다.
동일인의 배우자, 형제자매 등 기타 친족은 51개 집단 소속 251개 계열회사(전체 계열회사 2114개 대비 11.9%)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회사들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4.9%이다. 전체 2114개사 대비로는 1.1%다. 기타친족의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케이씨씨(30.7%), 지에스(8.9%), 동국제강(8.7%), 오씨아이(7.4%), 삼양(6.8%) 등이다.
[강주현 기자/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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