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기·짜 맞추기 그만둬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눈 가리기·짜 맞추기 그만둬야

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9-09 00:02:00

지난달 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시가격 현실화는 공정하지 않았던 것을 공정하게 설정하는 것으로 올해 10월 로드맵이 나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시가격의 급격한 현실화로 세금이 폭등한 것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지금처럼 빠르게 현실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이렇게 갑자기 부동산 관련 세금이 늘어 큰 부담이 될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실제 로드맵이 발표되기 전이지만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선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내 집, 내 재산이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고위공직자 재산 현실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관련업계 안팎에서 시세를 반영하라고 지적하지만 여전히 직전 실 거래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작게는 1, 2억 많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국민들에겐 조세형평성이란 미명아래 공시가격 현실화를 부르짖으며 자신들의 재산은 축소하기 급급한 모양새다.

‘내로남불’이란 단어가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이다. 남에겐 엄격하지만 자신에겐 관대하다는 의미쯤으로 풀이된다. 전자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 특히 부동산 가격을 보면 내로남불이 떠오른다.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조속히 고위공직자 재산 현실화를 단행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이후 줄곧 투명하고 공정한 정부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조국, 윤미향 사태를 보며 국민들은 분노한다.

막기 급급하다. 최근 고위공직자 선임 과정을 보면 공정하게 실력을 본 것이 아닌 임기웅변식 조건을 내세웠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실제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비서관 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마지막 다주택자였던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나, 청와대 고위공직자 가운데 다주택자는 아무도 없게 됐다. 전임 여현호 비서관은 현재 살고 있는 서울 마포구 아파트와 경기 과천시 아파트 분양권을 가진 다주택자였다.

다주택 처분 권고 방침이 내려진 작년 말 청와대 참모 중 다주택자는 20명이었다. 지난달 8명으로 줄었고, 현재 0명이 됐다. 선임 기준은 알 수 없지만 다주택자가 아닌 이를 뽑으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런 행태는 짜 맞추기에 불과하단 비난을 받을 여지가 크다. 그만둬야 한다. 눈 가리기, 짜 맞추기론 본질을 벗어나기 마련이고 원하는 바를 얻기 힘들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