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당·재계 우려에도 공정경제3법 수용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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金 “우리도 과거에 하려 했던 법…일단 수용해야”
이종배 “원내 의원이 결정”·추경호 “기업 보호해야”
재계 “투자에 쓰여야할 자금, 불필요한 지분 매입에”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9-20 13:58:34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의 공정경제3법 찬성 입장에 대한 우려가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처음 명시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이 재계와 당내 일각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 찬성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0일 언로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3법에 대해 “정부가 낸 법안이라고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우리도 과거에 (박근혜 정부 때) 하려 했던 것이니까 일단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며 “법안 심의는 국회의 고유권한이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건 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공정경제3법은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세 가지다. 상법 개정안은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혹은 손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고 대주주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는 감사위원분리선출 등 도입을 내용으로 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지주회사의 지분율 규제 강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이 골자다. 금융그룹감독법은 삼성·현대자동차·한화 등 대기업 6곳의 계열사가 2개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고 소속 금융사의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으면 금융그룹으로 지정돼 별도 감독을 받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후에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다소 내용상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세 가지 법 자체에 대해 거부할 입장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3법이 반(反)시장법이라는 지적에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 시장질서 보완을 위해 만든 법이다”고 반박했다. 보수정당 정체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이번에 정강정책을 개정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최초로 넣었기 때문에 그 일환에서 보면 모순은 아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공정경제3법 찬성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어차피 (공정경제3법 찬반을) 정하는 건 원내 의원들이 한다”며 “김 위원장과 얘기를 해보고 의원들 얘기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코로나 사태로 경제가 비상상황인데 정부는 기업에 규제부담만 더한다”며 “균형 잡힌 제도 마련으로 경영권 간섭‧위협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재계에서도 김 위원장의 공정경제3법 찬성 입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중소기업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등 6개 경제단체는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법이 통과되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여야 할 자금이 불필요한 지분 매입에 소진된다”고 우려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김 위원장을 찾아가 공정경제3법 재검토를 호소했으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곧 김 위원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