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목표 강제·비용 전가, 가구·출판·보일러 ‘갑질’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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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에 판매목표 요구하고 미달성시 불이익…표준계약서 필요”
공정위, 10월 중 표준 계약서 마련…법 위반혐의 시정하기로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9-20 14:46:19

▲ 가구·도서 출판·보일러 업종 대리점의 절반가량이 본사로부터 판매 목표를 하달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가구, 도서출판, 보일러 업종에서 본사의 대리점 ‘갑질’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29개 공급업자와 1379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구·도서 출판·보일러 업종 대리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사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는 대리점 비율은 가구 24.7%, 도서출판 25.6%, 보일러 25.8%로 나타났다. 대리점 4곳 중 1곳은 본사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것이다.

가구 업종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7%)이 “공급업자로부터 판매 목표를 제시받고 있다”고 답했다. 도서 출판은 43.7%, 보일러는 45.5%였다.

아울러 판매목표 미달성으로 인한 불이익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구는 응답자의 34.3%, 도서 출판은 26.5%, 보일러는 36.6%가 “있다”고 답했다.

공급업자로부터 판촉 행사 참여를 요구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구의 30.5%가 “있다”고 답했다. 도서 출판은 9.8%, 보일러는 19.9%로 나타났다.

반품 정책의 경우 가구는 15.4%가 “반품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일러는 27.7%가 반품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서 출판은 “반품이 자유롭다”(53.8%)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테리어는 가구의 경우 공급업자가 매장·영업점에 특정한 인테리어를 요구(49.7%)하며 시공 업체까지 지정(19.8%)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일러(70.4%), 도서 출판(97.4%)은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급업자와 대리점 거래를 종료하는 경우 “해지 통지 후 계약 해지 시점까지 사업을 정상적으로 정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구 업종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19.2%로 “가능하다”(14.3%)보다 많았다. 도서 출판은 “가능하다”(32.4%)가 12.9%p, 보일러는 “불가능하다”(20.3%)가 2.8%p 높았다.

“표준 계약서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가구 업종(46.1%)에서 가장 높았다. 도서 출판은 36.5%, 보일러는 43.3%였다.

대리점법(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급업자의 대리점 경영 활동 간섭,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업종별 특징과 거래 현실을 반영한 표준 계약서(안)를 10월 중 마련할 예정이다. 또 실태 조사에서 발견된 법 위반 혐의는 직권 조사 등을 거쳐 시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가구 대리점 대부분(84.9%)이 전속 대리점으로 특정 공급업자와의 거래를 위한 비용 지출이 큰 특성상 공급업자 의존도가 높다”며 “매장 전시가 중요한 상품으로 인테리어 관련 경영 활동 간섭 우려가 있고 판촉 행사 참여 요구나 대리점 비용 전담률도 높게 나타나 판촉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