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뻥튀기·사주 횡령 등 "이런 회사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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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상장회사 회계부정 예방을 위한 Check Point 제시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9-21 14:26:10

▲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최근 2년간 회계감리 과정에서 적발한 주요 회계부정 사례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회계부정 예방을 위한 체크포인트(Check Point)’를 21일 발표했다. ⓒ스카이데일리

코스닥상장사인 E사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 별도재무제표를 조작하기로 했다. E사는 차명회사인 K사를 만들고 허위매출을 만들었다. 이후 허위매출채권이 정상적으로 회수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자회사 a사를 통해 K사에 자금을 송금(대여금 처리)하고 이를 다시 매출채권 상환 명목으로 회수했다. 회수한 돈을 다시 유상증자 대금 납입 명목으로 a사에 돌려줬다.

또한 E사는 본사직원을 다른 자회사 b사에 허위로 인사발령해 자신의 인건비 지출은 줄이고 b사의 지출은 늘리는 수법으로 별도재무제표 영업손익을 조작했다. 결국 E사는 회계부정이 적발돼 상장 폐지됐다.

대표적인 회계부정은 매출 허위 계상

최근 잇따른 대형 부정회계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치에도 경영진 주도로 이뤄지는 상장사의 회계부정이 근절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최근 2년간 회계감리 과정에서 적발한 주요 회계부정 사례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회계부정 예방을 위한 체크포인트(Check Point)’를 21일 발표했다. 일부 상장사들은 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회피나 임직원 횡령·배임 은폐 등 다양한 목적으로 경영진 주도 아래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최근 적발된 주요 회계부정 사례 10개 중 매출 허위계상 3개, 자산 허위계상 4개, 영업이익 허위계상 등 기타 유형 3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앞선 E사의 경우처럼 매출을 허위 계상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회계부정 사례다. 이 밖에 H사의 경우는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해 개발한 건강관리장비 최초 생산량이 전부 판매됐다고 언론을 통해 홍보했으나, 실제로 시제품에서 불량이 발생해 다음해까지 납품을 하지 못하자 매출을 허위 계상했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대표이사가 새로 취임해 매출 목표를 대폭 상향조정하자 압박을 느낀 영업담당 임원이 거래처가 지정한 매입처를 통해 상품 매입 후 거래처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매출을 허위계상한 F사의 사례도 있다.

임직원 횡령 숨기려는 경우도 많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횡령 거래를 숨기기 위해 자산을 허위로 계상하는 경우도 주요한 회계부정 사례다. D사는 사모 유상증자·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300억원을 조달하고 4개월 뒤 이모씨가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씨는 대표이사 취임 직후부터 증빙없이 자금을 부당 인출하거나, 신설투자자문사에 거액을 대여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를 일삼았다. D사는 대표가 부당인출한 자금에 대해 선급금을 허위로 계상하고, 주석에서는 특수관계자 거래 기재를 누락하는 등 회계부정을 일삼았다. 결국 D사 역시 이후 상장 폐지됐다.

이런 회계 부정이 의심되는 정황으로는 △임직원 개인계좌에 회사자금 입금 △일부 거래처의 매출 증가액보다 매출채권 증가액이 큼 △장기간 회계·자금업무 동일인 수행 △빈번한 최대주주·대표이사 변경 △잦은 사모 유상증자·CB발행 △자금조달 후 대여금·선급금 규모 대폭 증가 △은행계좌 대표이사 단독관리 △대표이사가 이사·감사 도장 관리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가 우려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유상증자 직후 거액의 유형자산(건물) 취득계약을 체결하거나, 건물 취득후 장기간 취득세를 미납하는 경우도 회계부정이 의심되는 정황으로 본다.

기타 유형으로는 M&A와 관련한 풋옵션 존재사실을 은폐해 파생금융부채의 회계처리를 누락한 B사,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력을 피하기 위해 자회사의 매출액을 줄이고 비용을 늘리는 수법으로 영업이익을 축소한 G사, 회사와 수출 거래처 사이에 차명 자회사를 개입시켜 제3자와의 거래인 것처럼 회계처리한 A사 등이 있다.

한편 최근 금감원에서 회계부정신고 및 포상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적극 홍보하자 회계부정 적발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앞서 2017년 포상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한데 이어, 올해 3월 익명신고제를 도입하고, 5월에는 분·반기 위반 신고 포상금 지급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실제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 1, 2건에 불과했던 회계부정행위 신고 포상금 지급 건수는 올해 들어 8월말까지 12건, 지급액은 4억원이 넘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직원 및 거래처 등이 회계부정행위를 인지할 경우 증거자료를 첨부해 신속히 신고할 필요가 있다”며 “신고사항이 회계부정 적발에 기여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고자에게 기여도를 고려해 10억 한도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 등도 상장사의 특이사항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회계부정 징후 유무를 검토하는 등 재무정보를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