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陰陽)의 이치를 알면 천하를 주유해도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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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수의 산안(山眼)이 뜬(開)다

풍수는 음양학이다(기화우주론·氣化宇宙論)

정완수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9-21 17:25:47

풍수의 사상은 지리환경결정론(地理環境決定論)이다. 지리환경결정론의 기본사상은 음양론(陰陽論,(기화우주론)), 천인감응론(天人感應論)과 형기양생론(形氣養生論)이다.

우주에서 음양의 이치를 떠나 존재하는 것이 있을까. 자연에서 氣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음양이다. 음양이 자연의 氣라고 생각하기에 이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나, 이 칼럼에서는 문헌적인 고증보다는 상(相)에 대한 것으로 음양 내용을 설명한다. 흔히 음양하면 가장 먼저 남녀(男女)를 떠올린다. 당연한 생각이다. 주역(周易)도 음양론이다. 그러나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서 음양에 대한 오해가 일반화된 것이 문제일 뿐이다.

소위 양(陽)은 하늘이고 음(陰)은 땅이라고 인식하고 거기에 남성과 여성을 대비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양이 하늘이고 음이 땅이면 주역괘(周易卦)로 천지비(天地否, )이다. 비(否)는 일반적으로 부정적 의미이다. 서로 양기와 음기가 움직이는 방향이 반대이므로 부합(符合)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음이 위에 있고 양이 아래에 있으면 주역괘는 지천태(地天泰 )로 일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의미이다. 음기는 아래로 흐르고 양기는 위로 솟으므로 서로 만나 충화(沖和)하는 기운이 있어서 이다.

동양학서(東洋學書)에 나오는 음양을 말로 빌리자면 한도 끝도 없다. 곡량전(穀梁傳) 위공(僖公) 28年의 조(條)에 보면 ‘물의 북쪽을 음이라 하고 산의 남쪽을 양이라 한다(水北爲陰山南爲陽·수북위음 산남위양)’이라고 한 것을 보면 지세(地勢)를 볼 때 해가 들지 않는 곳과 해가 드는 곳을 음양으로 구분한 것이 틀림없다.

예기(禮記)(제의·祭義)에서는 음양장단(陰陽長短)으로 표시해서 길이의 차이를 음양으로 나타냈고, 대대예(大戴禮)(문왕궁인편·文王宮人編)에서는 ‘그 음양을 생각하며 써서 그 정성을 본다(고기음양이관기성·考其陰陽以觀其誠)’고 하여 명암에 대한 음양이 예를 갖추는 방법 중의 하나로 쓰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자(老子)(제42장)는 음양을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만물은 양은 음을 지고 음은 양을 감싼다, 충기로써 화합을 이룬다(만물부음이포양충기이위화(萬物負陰而抱陽沖氣以爲和))’고 하여 구체적으로 음양이 충화하였을 때 모양을 나타내주고 있다.

여씨춘추(呂氏春秋)(중하기대락전·仲夏紀大樂篇)에서 ‘태일은 양의에서 생하고 양의는 음양에서 생한다(태일출양의 양의출음양(太一出兩儀兩儀出陰陽))’이라고 하여, 주역의 계사전(繫辭傳)에 나오는 ‘역은 태극에 있고 이것이 양의를 생한다(역유태극시생양의·易有太極是生兩儀)’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음양은 단순한 일광(日光)의 향배(向背)는 아니다. 음양은 태초부터 있었으며 사시(四時)와 풍우(風雨)를 넓게 시행하는 자연의 힘이다. 이 음양이 노자의 말대로 부음이포양하여 조화를 이루면 사람은 생자(生子)를 하고 땅은 혈(穴)을 낳는 것이다.

홍국기문둔갑의 진서(眞書)인 『홍연진결(洪煙眞訣)』의 서문에 보면 ‘대저 둘로 갈라진 이래로 음양이 나뉘고, 오행이 생기며, 사시가 이루어지고...(개자창판이래음양분언오행생언사시성언...(蓋自創判以來陰陽分焉五行生焉四時成焉...))’라고 하여 우주만물의 시작과 근본이 음양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최초의 풍수서인 『청오경(靑烏經)』에서는 ‘반고(태고)의 혼돈 상태에서 기(氣)가 싹터 크게 밑바탕이 되었는데 이 기는 음양으로 나뉘어, 양은 맑고 음은 탁하게 이루어졌다. 이 청탁(淸濁)으로 생노병사가 생기는데 누가 이를 실로 주관했겠는가!’ 하면서 음양의 기(氣)가 주관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음양이 부합하여 천지가 서로 통하면, 내기(內氣)는 생명을 싹트게 하고 외기(外氣)는 형상을 이룬다. 내기와 외기가 서로 승(乘)하여 어우러지면 풍수는 스스로 이루어진다. 음양의 현상을 능히 깨달아 터득할 수 있다면, 천하를 다 다니며 풍수를 말해도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음양을 더 세분화하면 오기(五氣)가 나오는데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이다. 오기가 땅속을 흘러 돌아다니다가, 이것이 발하여 만물을 생성한다. 오기의 흐름은 땅의 세(勢)로 나타나 산의 고저(高低)와 조세(粗細 :거칠고 부드러움)를 만든다. 오기의 응취(凝聚)는 물이 가로막아 세(勢)가 멈춤으로서 일어난다. 장사(葬事)를 지낼 때는 기가 일어나는 곳을 근원으로 하여, 기가 멈추는 곳에다 묻어야(乘) 한다.

그래서 길지(吉地)를 얻으려면 음양에 대한 메커니즘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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