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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과 사업가’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배불뚝이 사업가가 한적한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다. 마침 그의 눈에 한 원주민 낚시꾼이 보였다. 사업가는 그에게 다가갔다. 고기 잡는 중이오? 네 그렇소만. 여기는 물 반 고기 반인 바다 아니오? 원주민은 고기를 낚아 올리면서 대답했다. 물 반 고기 반이 맞죠. 그런데 왜 한 마리씩 낚아 올리는 거요? 나 같으면 대형 그물로 한꺼번에 쓸어 담겠소. 원주민이 물었다. 그렇게 잡아서 뭐하게요? 그거야, 물고기 통조림 공장을 지어서 돌리면 큰돈이 벌리잖소. 아, 그렇군요. 근데 그렇게 돈 벌어서 뭐하게요? 큰돈을 벌면 도회지에 가서 더 큰 사업을 할 수 있잖소? 아, 그렇군요. 근데 도회지에서 큰 사업으로 돈 벌어서 뭐하게요? 원, 이렇게 답답할 수가. 그렇게 큰돈을 벌어놓으면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유유자적할 수 있잖소. 그러자 원주민이 대답했다. 음, 그것 때문이라면, 지금 내가 유유자적하고 있는데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한단 말이오?
지금의 삶에 자족하면서, ‘바로 지금’ 다 이룬 사람으로 살자는 의미가 담긴 이야기다.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그냥 다 이룬 기분으로 살면 돼. 하지만 곧 의심이 들었다. 저 낚시꾼에게는 오랜 세월 ‘물반 고기반’이 유지될 거란 말이지. 반면에 나를 둘러싼 조건은 물도 빈약하고 고기는 더 드문 조건 아닐까. 대뜸 저 원주민 같은 삶으로 전환했다간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가 벌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의 삶과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이 문제를 조금 더 살펴보고자 했다. 내가 전제 오류에 빠진 건 아닐까. 원주민이 낚아 올리는 고기와 내가 벌고 있는 급료를 등치시킨다면? 상황이 비슷해진다. 원주민도 가족이 있을 것이고 나 또한 가족이 있다는 점에서 그 조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하! 하고 감탄사 한번 내뱉은 후, 그냥 흘려버리고 말지 않았던가.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뭔가 가슴에 덥석 안기는 듯한 감탄에 이어, 이내 기억 저편으로 지나가고 말았다. 나는 왜, 그 많은 통찰과 교훈의 신호들을 그렇게 지나치고 마는 것일까.
마이너스도 플러스도 없는, 그 자리에 대한 그리움
답은 분명하다. 이런 이야기 접촉자의 ‘의식 에너지 수준’이 서로 맞지 않은 것이다. 원주민과 사업가 또한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말하는 의식의 에너지장에서 수준 차이가 있었다. 《의식혁명》의 저자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에 의하면 두 사람은 이미 무의식 깊은 곳에서 만나기 어려운 차원에 있다는 것이다. 호킨스 박사는 인간의 모든 정신을 에너지 수준에서 측정하여 20부터 1000단계까지 계량화한 학자로 유명하다. 그가 만든 ‘의식의 지도’에 따르면 인도를 식민 통치하던 대영제국의 의식 에너지는 200이하였던 반면 그에 맞서 평화로운 저항운동을 펼쳤던 마하트마 간디는 700이상의 의식 수준을 보인다. 700은 소위 깨달음의 경지에 돌입한 의식 수준이다. 그 당시 영국의 의식 수준과 간디의 의식 수준은 함께 놀 수 있는 물이 아니었다. 영국은 처음부터 지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낚시하는 원주민 같은 고요와 자족, 평화의 에너지는 의식의 단계도 30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난다. 인류의 물질적, 영적 발전을 꿈꿨던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뉴턴, 데카르트 등의 수준은 499라고 한다. 하늘이 준 자연을 재화의 원자재로만 보는 저 배불뚝이 사업가 수준은 200대 초반이어서 낚시하는 원주민과는 다른 에너지 차원에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 사는 세상은 원주민 낚시꾼의 태도를 비현실적 몽상가로 분류하기 십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호킨스 박사에 의하면 현재 인류의 에너지장이 204이기 때문이다. 바닷가에 등장한 사업가 수준. 에너지장 204의 핵심 언어는 ‘용기’이다. 인류는 이제야 흥미롭고 도전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한 참이다.
명상은 원주민 낚시꾼을 꾸짖는 사업가처럼 낮은 에너지장에게 영양소 역할을 한다. 모든 영적 성장은 명상의 전제이기도 한 고요와 평화 에너지가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내면의 고요와 평화는 비행기로 비유하면 활주로와 같고 로켓의 발사대와 같다. 어머니 뱃속에서 10개월씩 모태 경험을 한 인류는 누구나 고요와 평화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 모태 기억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의식의 제로(〇)’이다. 술꾼이 술에 취해서 만사 잊고 싶은 욕구나 담배연기를 깊이 들이마시고 내뱉는 심리, 마약 중독자가 약을 찾는 근원에는 마이너스도 없고 플러스도 없는 그 상태에 대한 그리움이 있을 수 있다.
명상은 마음의 해수면 ‘제로’에서 시작한다. 즉, 당신의 영적 성장, 인류의 영적 성장에는 고요와 평화라는 심리적 제로섬이 있다. 고요와 평화가 함께 가지 않은 명상은 없다.
그렇다면, 고요와 평화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마음에 있는가? 아니다. 몸과 마음을 굳이 나눈다면, 당신의 몸부터 살펴볼 일이다. 어머니의 태반을 짐작해보면 느낌이 올 것이다. 당신은 하루 한번, 그 모태와 유사한 이불 속에서 태아 자세를 취한다. 고요와 평화는 잠에 빠진 당신의 몸 세포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다. 하루 7~8 시간의 수면이 심신의 재부팅 시공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잠에 빠진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몸의 이완이다. 당신은 손가락 마디 하나, 위장 가장자리 어느 한 군데라도 뻣뻣해있으면 잠들 수 없다. 모든 근육의 긴장이 풀린 시점. 태생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은 심장이나 노동강도가 낮은 뇌, 간, 위장 등의 기관들도 상대적으로 평안한 신체적 이완의 시공간이 수면이다.
바닷가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원주민 낚시꾼의 몸은 어떨까. 편안하게 이완된 몸을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젖먹이의 몸, 격렬한 경기 끝에 승리의 휘슬이 울리면서 경기장에 양팔 벌려 드러누운 선수의 몸, 고요히 앉아 있는 선승의 몸. 모두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실타래처럼 풀어진 상태다.
그런 몸의 환경을 자주 만들자. 당신이 멈춘 그 어느 곳이든, 앉거나 서서 몸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이완시키는 일. 당신이 설사 명상을 모른다해도 몸을 멈춘 그 자리를 고요와 평화의 처소로 만들어보라. 모든 근육의 긴장을 풀어내리는 일만으로도 당신의 의식 수준은 인류 보편적 에너지장을 훌쩍 뛰어 넘는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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