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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단체가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 당국은 참가자에 대한 현행범 체포, 운전면허 취소 등 엄벌을 경고했다. 그러나 현직 부장판사는 드라이브 스루 형태 집회 금지의 법적 근거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또 앞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이석기 석방 촉구 시위는 당국이 허용한 것으로 드러나 선택적방역, 정치방역이란 반발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개천절 집회를 준전시상태로 규정하며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창룡 경찰청장은 25일 경찰 간부회의에서 “불법 차량시위 운전자는 현행범으로 체포해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취소하는 걸 병행하고 차량은 즉시 견인하는 등 모든 대인·대물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와 경찰은 7월 25일 서울 일부지역의 교통을 마비시킨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8·15 특별사면 요구 차량시위는 허용했다. 당일 전국 코라나19 신규 확진자가 57명이나 발생했지만 이들은 차량 2500대(주최 측 추산)를 몰고 나와 도로를 서행하고 경적을 울렸다. 이번 개천절 집회에 신고된 차량 수(200대)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였지만 이들 중 경찰에 체포되거나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이는 없었다.
정부 당국이 내건 개천절 집회 금지 명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면허정지 근거에 대해 “도로교통법 46조다”고 밝혔다. 46조는 다수 운전자가 도로에서 2대 이상의 자동차를 앞뒤, 좌우로 운전하며 타인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교통상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차량 2500대가 서울 서초구 염곡IC에서 세곡동사거리까지 약 5㎞를 시속 10, 20㎞로 이동했던 이 전 의원 사면 시위는 단 한 사람도 처벌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정부 당국의 대응에 위법성을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차량시위로 실제 교통방해가 발생하면 일반 교통방해로 처벌하면 되고 내려서 시위하면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하면 된다”며 “사전에 원천 금지를 선언하는 건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허가제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다”고 지적했다.
고문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코로나 집단감염 우려가 있어서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금지한다면 같은 논리로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 검진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93조의 운전면허 취소 조항에 차량시위가 사유가 된다는 직접적 규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이 또 다른 개천절 집회 금지 이유로 주장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도 빈축을 사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차량시위는 매일 출퇴근길 도심 사거리에 20대 이상 차량이 밀려 있는 상황과 다를 게 없다”며 “만원 지하철이나 대형식당에서 100명 가까이 밀집한 것보다 개별 차량이 모인 게 훨씬 안전하다”고 했다. 또 “설령 차량끼리 모여 창문을 연다 해도 환기가 되기에 감염 위험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의 이런 엄포가 북한의 실종 공무원 총살 사건 및 추미애 법무부 장관 관련 논란 등으로 궁지에 몰린 정부의 국면전환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진태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정권은 지금 경제실책과 연이어 터지는 구성원들 비리로 궁지에 몰렸다”며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실책을 덮을 국면전환용 희생양을 찾을 것이다”고 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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