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 공매도‘솜방망이’처벌… 1713억 적발, 과태료 고작 8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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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공매도 95% 외국인 차지“불법 공매도 최대 3배 과징금 부과해야”
김병욱 의원 자료 분석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12 14:10:50

▲ 지난 4년간 외국계 기관이 국내에서 불법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된 규모가 1713억원에 이르지만 이들에게 부과된 과태료는 5.2% 수준인 8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4년간 외국계 기관이 국내에서 불법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된 규모가 171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게 부과된 과태료는 5.2% 수준인 89억원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공매도 위반 조치 현황’에 따르면 이같이 드러났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미리 파는 투자법이다. 주식을 먼저 빌린 뒤에 공매도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무차입 공매도는 현행법상 금지된다. 결제 불이행으로 이어지거나 투기에 활용될 위험이 크고 과도한 주가 하락을 일으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이뤄진 제재는 총 32건이다. 그중 31건이 외국계 금융사·연기금 대상이었다. 31건 중 3건은 주의 조처가 내려졌고 24건은 1억원 이하(750만∼7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1억원 이상(1억2000만∼75억480만원) 과태료 부과는 4건에 불과했다.

고의성 여부와 무차입 공매도 횟수 등을 고려해 과태료를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시장 질서를 교란한 것에 비해 제재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직원 등의 착오·실수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엄중하게 조치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외국계 기관 3곳은 2017년부터 지난달 사이에만 각각 2차례씩 무차입 공매도로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2010년부터 지난달까지 10년 간 불법 공매도 제재가 105건에 이를 정도로 위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불법 공매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최대 3배까지(이익 산정이 곤란한 경우 10억원 이내)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해외 주식시장과 달리 개인들의 비중이 60~70%로 높은데 공매도 시장은 이와 반대로 60~70%가 외국인이다”며 “공매도 시장은 전화나 채팅 등 깜깜이로 (거래가) 이뤄져 개인들의 불만과 불신을 자초한데다 무차입공매도의 95%가 외국인임에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법한 공매도는 가벼운 법 위반이 아닌 무거운 범죄행위라는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발전을 유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원석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