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 공매도, 8월 한 달 동안 1만건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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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 “무차입공매도 주식시장서 만연…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14 16:20:37

▲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시도했다 실패한 경우가 적어도 한 달에 1만건이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외국인 투자제한 36개 종목에 대해서만 나온 결과여서 실제 주식시장에선 이보다 더 만연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시도했다 실패한 경우가 적어도 한 달에 1만건이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외국인 투자제한종목에 대해서만 나온 결과여서 실제 주식시장에선 이보다 더 만연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 로그 기록을 분석한 결과, 잔액 부족으로 인한 거부 건수가 올해 8월 한 달 동안에만 1만4024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27일 하루에만 5315건의 잔고부족 거부 건수가 있었는데, 외국계투자은행 1개사가 아시아나항공, 인포뱅크 종목 매도 주문을 시도했다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잔액부족으로 인한 거부 건수는 2만1092건이어서 사실상 공매도 금지기간에도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한 것이란 분석이다. 현행법상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이러한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 골드막삭스의 사례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제한 종목’에 대해선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을 통해서만 주식 주문을 낼 수 있다. 이 시스템에 현재 36개 종목이 ‘투자제한 종목’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들 종목에 대해선 가진 잔고보다 더 많은 매도 주문이 나오면 시스템에 ‘잔고 부족’이라고 뜬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무차입공매도가 적발되기 전까지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에서 잔고부족 거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원회(금융위)가 2018년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의 무차입 공매도에 과태료 75억480만원을 부과한 바 있는데, 당시 골드만삭스는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에서도 2018년 5월 한 달 동안 216건의 잔고부족 오류 건수가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위의 과태료 부과 조치 이후 외국인투자제한시스템에서 잔고 부족 오류건수 0건을 기록했고, 올해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에도 잔고부족 오류건수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코스콤 관계자는 “해당 시스템에는 유상증자의 경우 장 개시 전에 반영되며 장외거래도 실시간으로 입력된다”며 “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잔고부족 거부 건수들은 사실상 무차입 공매도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36개 종목에서 무차입 공매도 의심 정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지만 2017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4년간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이뤄진 금융당국의 제재는 총 32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실시간 무차입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금융당국은 현재의 사후규제 방식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외국인투자제한시스템을 참고해 ‘실시간 주식잔고·매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관련 법 폐기 등의 이유로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외국인투자제한시스템 상황으로 미뤄볼 때 일반 주식투자시장에선 ‘무차입 공매도’가 금융당국의 제재 수준보다 더 만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금까지 미온적 태도를 보인 금융 당국이 더 적극적인 시정조치와 대안을 마련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