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촛불혁명이라면서 광화문에서 광란의 촛불잔치를 벌였던 때가 있었다. 당시 세상의 모든 것이 허상이고 청기와 집의 모든 것은 부도덕이요, 청기와 집의 주인은 모든 것이 불륜이고 부정이라며, 노동자와 젊은이들이 촛불을 들며 선동가들의 구호를 따라 외치며 모든 것을 뒤집어 버리자고 악을 쓰며 소리치고 있었다.
운동권 출신이 주름잡고 있던 사이비 언론이 그들에게 박자를 맞춰주고 온통 세상이 그들만의 천국으로 여기며 좌파 운동권이 치밀한 계획으로 광화문은 가히 새 역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가득했었다. 이제는 자기네 세상으로 만들자고 온통 나라가 뒤흔들릴 때, 현재의 청기와 집 주인은 그들과 함께 뛰어 들어 어깨동무를 하고 승리를 예감하는 가죽웃음을 지으며 커다란 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게 나라냐?”
그는 운동권의 골수요 선동가들의 지휘본부 격으로 마치 중공의 운동권, 1960년대 문화혁명의 어리석은 이론에 매몰되어 있던 자들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운동권 노래를 부르며 외치고 있었다. “너희들은 모두가 민주주의 적이다. 당신들은 허상이고 거짓이고 부패다”라며 대한민국을 완전히 뒤집어 버려야 올바른 세상이 온다고 버티고 있었다.
선동가들의 지휘본부 격인 좌파 언론에서는 매일 메인 뉴스로 청기와 집 여자 주인이 있던 곳에서 비아그라가 수백 통이나 나왔다는 등, 온갖 허위 보도를 일삼아 왔다. 광화문의 촛불인파가 200만이라거나 300만명이 모여들었다는 숫자 놀음까지 벌렸고 TV에서는 부풀려진 인파를 현장중계 식으로 모든 뉴스의 초점을 촛불로만 열거했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치밀하고 계획된 이론과 논리에 매몰된 국민들은 현란하고 그럴듯한 유혹의 끈을 이기지 못해 “촛불 세력”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치와 논리, 그리고 이념까지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맡기고 말았다.
자! 그렇게 모든 것을 확 뒤집어 버리고 그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차지하자 대한민국은 어찌 되었는가?
“적폐청산”이란 가혹한 잣대로 이전 정부에서 힘깨나 쓰고 제법 끗발 있는 자리에 앉아 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랏줄을 엮어 호송차에 태워 수족을 못 쓰게 만들어 독방에 가둬서 교도소 밥을 먹이고 있다. 각 부처 마다 “적폐청산”의 숫자를 채워야 했고 새 권력자들에게 눈엣 가시로 보이던 모든 세력들은 완벽하게 짓밟아 버리며 자신들의 세상, 당신들의 천국을 구가하고 있다.
“세상이 바뀐 것을 실감하게 해 주겠다”며 참으로 배부른 자들이 생겨났고 천하를 가진 행복감에 주체를 못할 정도의 기쁨에 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집권 3년이 되어 우리가 겪은 새로 이사한 청기와 집권 세력의 자태는 이전 정부의 행태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그 밥에 그 나물이 되고 말았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말도 안 되는 자식사랑 행태에 온 국민들이 광화문으로 모여들어 불의에 맞섰고 추미애 현 장관의 어긋난 자식 사랑 또한 모든 국민들에게 뜨거운 화를 불러 오고 말았다. 어디 그것뿐인가? 원자력 문제, 산과 자연을 파괴하는 신에너지 문제, 거기에 ‘옵티머스’ 권력형 비리, 코로나를 핑계로 광화문에 경찰버스 벽을 설치하는 것까지 이전 정부의 그것과 너무도 같은 행태, 내 편이면 부정도 거짓도 개인 비리까지도 안아주고 편들어 주는 니편 내편은 전 정부와 하나도 다르지 않을 뿐 아니라 그것보다 열배 더하고 있다. “이렇게 백성들을 짓밟고 깔아뭉개려고 촛불을 들었나?”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은 역시 명언이다. ‘역사는 발전한다’는 믿음은 이미 흔들렸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은 그냥 전해진 것이 아니다.
1623년 광해군을 몰아내고 조선의 16대 임금 자리에 오른 인조와 이귀, 김류, 신경진 등의 반정공신들은 1624년에 일어난 이괄의 난을 가까스로 진압하고 다음해 1625년 (인조3년) 봄 회맹연과 분축연을 열어 ‘정권의 무궁한 앞날’을 축원한다. 그러나 그때로부터 겨우 2개월이 지난 6월, 한양 성내에는 상시가(傷時歌)라는 수상한 노래가 떠돌기 시작한다.
아. 너희 훈신들이여, (嗟爾勳臣)
잘난 척 하지 마라. (毋庸自誇)
그들의 집에 살고 (爰處其窓)
그들의 토지를 차지하고 (乃占其田)
그들의 말을 타며 (且乘其馬)
그들의 일을 행하니 (又行其事)
너희들과 그들이 (爾與其人)
돌아보건대 무엇이 다른가(顧何異哉)
상시가(傷時歌)란 시절을 한탄하는 노래라는 뜻으로 인조반정을 주도했던 공신들의 행태가 지난날 그들이 몰아낸 광해군 및 정권실세들이 보였던 행태와 너무나 닮았음을 통탄하는 것이다. 인조반정의 명분이 약한 것은 별도로 하더라도.
이때 사어(司御) 벼슬에 있던 강학년(姜鶴年)은 1626년 (인조4) 12월 상소를 올려 “즉위 이래 덕정(德政) 아닌 형정(刑政)으로 백성을 다스렸으며, 과중한 부역 때문에 백성들의 믿음을 잃었다”며 비난하고, “이괄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백성들 가운데 서울을 떠나는 인조의 가마를 뒤따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을 들어 민심이 떠났다고 통박했다.
어찌 상시가가 이때만 불려졌겠는가. 임진왜란 때 백성들이 북쪽으로 피란을 떠나는 임금 선조를 바라보며 어가에 돌을 던지고 경복궁에 불 질렀던 그때도 불렀을 것이고. 병자호란 때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나와 삼전도에서 청태종에게 항복했을 때는 더욱 소리 높여 불려졌을 것이다.
상시가는 신악(新惡)이 구악(舊惡) 못지 않거나 능가할 때, 정치가 국민들과 유리될 때, 사람들을 이데올로기로 속박하거나 권력이 타락하고 부패할 때 불려진다. 상시가 드높은 곳에서는 희망은 없다. 오늘 대한민국에서 상시가를 다시 부르게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로, 바로, 바로,
현재 광화문 안 쪽 청기와 집주인이다.
법치파괴, 경제 완전 폭망, 세금 폭탄, 부동산 가격 폭등, 파쇼 행태, 적을 위한 북한사랑, 한미 동맹 훼손 주미대사, 공무원 인민군에게 총살, 이런 상태로 “앞으로 20년을 더 집권”하고 싶은가?
위정자들이여 당신들이 이전 정부와 다를 게 무엇인가?
“이게 나라냐?”
[참고: 한명기의 병자호란에서, 김성춘의 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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