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가는 한국영화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넷플릭스로 가는 한국영화

정동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3 00:02:20

올해 코로나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이 줄어들면서 극장업계가 최악의 침체기를 겪고 있다. 최근 CGV는 이달 26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주중(월~목) 오후1시부터 일반 2D 영화 관람료는 1만2000원, 주말(금~일)에는 1만30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CGV는 2018년에 실시한 기존의 좌석 차등제를 폐지하고 대신에 가격을 2000원 이상 상승하게 된 것이다. CGV가 이번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지속적인 임대료 상승과 코로나로 인해 극장 관객수가 감소하면서 이로 인한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특별관의 요금도 인상하게 됐다. CGV에서 인기가 높은 특별관인 IMAX나 4DX가 기존 가격보다 1000원 오르게 됐다.

CGV는 이번에 가격 인상과 함께 3년 내 119개 전국 직영점 중 30%에 해당하는 35~40개 가량을 줄이는 조치도 취한다고 밝혔다. 몸집을 줄여 생존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감소하면서 한국 영화계는 예전보다 많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무수한 영화들의 개봉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무기한 개봉연기가 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급기야 올해 상반기에는 100억이 투입된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선택하면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한국영화들의 넷플릭스 행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올 상반기 개봉예정이던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스릴러 영화 ‘콜’은 최근 11월27일 넷플릭스 공개를 발표했다. 현재 넷플릭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영화는 ‘차인표’, ‘낙원의 밤’, ‘승리호’이다.

이중 ‘승리호’는 240억원이 투입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대작으로 ‘늑대소년’을 함께 한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가 오랜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승리호’는 송중기 외에도 김태리, 유해진, 진선규 등 내로라하는 충무로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으로 올 여름에 개봉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개봉이 연기되면서 추석 개봉을 고려했다가 이마저도 어려워지자 12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대작인 만큼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게 되자 제작사 입장에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극장에 개봉해도 사람들이 극장을 찾지 않으면 실패하게 되는 현재 영화산업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서 제안한 금액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장 상영해서 실패하는 것보다는 제작비 손해를 덜 보는 넷플릭스와의 협상이 이득이라는 판단을 쉽게 해볼 수 있다.

극장에서는 넷플릭스를 택하는 영화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영화가 그만큼 적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극장에 개봉하는 신작들이 줄어들게 되자 각 극장마다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을 기획전 형식으로 재개봉하면서 코로나의 상황을 타개해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성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위대한 쇼맨’이 재개봉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30만명을 동원하긴 했지만 나머지 영화들도 이렇게 많은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재확산세로 미국이나 유럽의 상황이 다시 심각해지고 있어서 많은 헐리우드 대작들의 개봉이 대거 올해가 아닌 내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올해 기대를 모았던 마블영화 ‘블랙 위도우’, ‘007 노타임 투다이’, ‘분노의 질주:얼티메이트’, ‘탑건:매버릭’, ‘듄’이 내년으로 개봉이 연기됐다.

다행히 국내 극장가는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져 11월에 ‘도굴’, ‘내가 죽던 날’, ‘자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조만간 개봉이 미뤄졌던 한국영화들의 개봉 러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