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부실채무자 재산 11조원 발견해도 회수율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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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 미흡해 회수 기회 상실하기도… 송재호 “회수능력 제고할 제도 고민해야”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0 18:05:04

▲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입한 부실채권의 채무자에게서 최근 5년간 약 11조원의 재산이 발견됐음에도 실제 회수율은 0.7%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부산 국제금융센터에 위치한 캠코 사무실 입구 모습. ⓒ스카이데일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입한 부실채권의 채무자에게서 최근 5년간 약 11조원 상당의 재산이 발견됐음에도 실제 회수율은 0.7%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캠코가 매입한 부실채권의 채무자에게서 건물·토지·자동차 등 재산이 발견된 금액은 약 10조8660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8월까지 강제집행을 통해 회수된 금액은 707억원으로 회수율이 0.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동안 재산이 발견된 채무자들이 상환해야 할 채무 금액은 13조6509억원으로 나타났다. 채무 금액 대비 발견 재산액 비율로 따져보면 79.6%로 약 80%만큼의 채무 상환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연도별로는 2016년에 9조4260억원(7만3530건) 규모의 재산이 발견됐다. 하지만 같은해 강제집행을 통해 실제로 회수가 이뤄진 금액은 181억원(2538건)에 불과했다. 이어 2017년에는 약 7450억원(5만2201건)이, 2018년 약 3960억원(9만6442건)이 발견됐다. 지난해에는 건수 기준으로 가장 많은 21만1950건이 발견돼, 재산 가치는 약 299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8년 캠코에서 112만건에 달하는 많은 양의 채권을 매입한 영향이었다.

반면 캠코의 회수 상황은 계속 저조했다. 2017년 193억원(3684건)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2018년은 170억원(2720건), 지난해 115억원(1731건)으로 회수 규모는 해마다 줄었다. 올해 8월까지 채무 회수가 이뤄진 재산은 약 47억원(684건)인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보다 회수액이 더 적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캠코의 회수 결과가 심각하게 낮은 이유는 캠코가 회수 재산을 확보할 여건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발견된 재산은 경매에 넘어가 강제집행돼 그 매각액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배당이 이뤄진다. 우선적으로 미납된 세금에 대한 압류가 진행되고 이후 선순위 채권자 순으로 변제되는데, 문제는 재산의 매각 대금에 대해 캠코가 우선적인 변제권을 갖지 못하는 데 있다.

매입한 부실채권이 대부분 장기연체가 됐던 채권이어서 발견되는 재산 대부분이 캠코 외에도 이미 다른 채권자의 근저당에 잡혀있다. 하지만 캠코는 근저당권자가 아닌 가압류 신청자로 경매에 참여할 수밖에 없어서 매각 대금이 나와도 후순위로 남은 금액이 있을 때 겨우 변제를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한편 캠코가 법적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한 새 채권회수기회를 상실한 경우도 최근 5년간 24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견된 재산의 소유권이 이전되거나 다른 채권자가 선순위근저당을 설정한 경우가 각각 12건이었다.

송 의원은 “캠코가 발견되는 재산에 대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강제집행에 참여해 회수 실익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담보할만한 마땅한 방안이 있지 않다”며 “캠코가 회수 능력을 실질적으로 제고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제도나 장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수 가능한 재산이 확인되고도 채 1%에 못 미치는 회수율을 기록하는 상태에서 캠코가 법적 조치의 소홀함으로 회수 기회를 날리는 일도 있었다는 건 안이했다”며 “회수 기회가 소멸되는 일도 없도록 더 꼼꼼한 대응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