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올해 기술수출 규모 9조원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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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개월 간 총 10건·9조1390억원…기술력 바탕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 경신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1 12:51:48

▲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업계의 기술수출 건수는 10건으로 늘었다. 총 규모는 9조1390억원에 달한다. 사진은 미국 제약사 MSD와 1조원 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미약품 본사. ⓒ스카이데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업계들이 올해 9조원 이상의 기술수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0개월 만에 지난 한 해 전체 기술수출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20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미국 바이오기업 오릭파마슈티컬스에 7000억원대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보로노이는 선 계약금으로 1300만달러(약 148억원)를 받았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을 포함한 총 계약금은 6억2100만달러(약 7087억원)에 이르고 상업화에 성공하면 로열티로 판매액의 10% 가량을 받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올해 국내 제약업계의 기술수출 건수는 10건으로 늘었다. 총 규모는 9조1390억원에 달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9년에는 14건의 기술수출이 성사됐고 총 규모는 8조5022억원이었다.

알테오젠이 4조원대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6월 글로벌 제약사에 최대 4조7000억원 상당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에 대한 비독점적 기술수출 계약으로 계약 규모는 최대 38억6500만달러(약 4조6770억원)다. 계약 상대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ALT-B4는 정맥주사 의약품을 피하주사로 바꾸는 기술이다. 알테오젠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전임상을 완료한 이 기술은 지난해 11월에도 1조6000억원대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알테오젠은 이 기술의 제조방법에 대한 권리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미국 제약사 MSD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후보물질 ‘HM12525A’를 수출했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273억원)다. 계약금으로 1000만달러, 마일스톤으로 최대 8억6000만달러를 받는다.

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하는 치료제로 개발돼 온 이 후보물질은 2015년 얀센에 1조원에 수출됐다. 그러나 당뇨 부문 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지난해 반환된 바 있다. MSD는 이 후보물질을 NASH 등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달 유한양행도 미국 프로세사 파마수티컬에 기능성 위장관 질환 신약후보물질 ‘YH12852’를 기술이전했다. 최대 4억105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다. 유한양행은 계약금 200만달러(약 24억원)를 프로세사 주식으로 수령키로 했다. 마일스톤을 포함해 제품 상용화 후에는 순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로열티를 받는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올 상반기에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와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총 7700억원 규모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4월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링커를 3개 표적에 적용하는 기술을 4963억원에 이전했다. 이어 5월에는 ADC 항암신약 후보물질 ‘LCB73’을 최대 2784억원에 기술이전했다.

퓨처켐은 5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오스트리아와 중국 기업에 전립선암 진단 방사성의약품 ‘FC303’을 각각 16억원, 6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달 들어선 올릭스와 SK바이오팜이 각각 2288억원, 5788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완료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에도 지난해보다 높은 금액의 기술수출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제약업체들의 높아진 기술력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