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환매 중단액 6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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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환매 중단액 6조원 돌파

7200억 추가 중단시 6조8천억원 불어날 수도… 규제 완화후 환매연기 361건 발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2 14:10:00

▲ 사모펀드 환매중단 규모가 8월말 현재 6조원을 넘어섰고, 7200억원 규모가 추가로 환매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사모펀드 환매 연기는 모두 2015년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이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 [사진=서종민 기자]

사모펀드 환매중단 규모가 지난 8월말 현재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2015년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한 뒤 사모펀드 환매연기가 모두 361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완화 이전에는 환매연기가 없어 운용사 설립 조건을 강화하고 철저한 사후관리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사모펀드 환매연기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 51개 운용사를 조사한 결과 8월말 기준 환매중단 펀드의 규모는 6조589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이에 더해 7263억원 규모의 펀드가 환매중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규모가 약 6조8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펀드별로는 라임이 1조465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젠투(1조805억원), 독일헤리티지DLS신탁(중단 4392억원, 중단 가능성 817억원), 옵티머스(중단 3042억원, 중단 가능성 2109억원), H2O(5014억원), 알펜루트(3686억원), 디스커비리(3124억원) 등의 순이었다.

한편 최근 10년간 사모펀드 환매연기는 총 361건으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단 1건도 없었다가 2018년 이후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0건, 2019년 187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8월까지 164건의 환매연기가 발생해 이미 작년 규모에 근접하고 있다.

규제 완화 이후 결성된 부실 사모펀드들의 만기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환매연기는 전년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급증세는 2015년 발표된 ‘사모펀드 규제 완화’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9월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해 2015년 7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사모펀드 투자하한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고, 운용사 진입요건을 인가에서 등록으로 완화하고, 사모펀드 설립규제를 사전 등록에서 사후 보고로 간소화하는 등 자산운용사의 각종 의무를 줄여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시장은 급성장했다. 2015년 설정금액 200조4307억원이었던 사모펀드 시장은 올해 10월 428조6693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 알펜루트운용, 디스커버리운용 등도 모두 2015년 사모펀드 규제완화 이후 결성된 펀드들이었다. 환매중단 규모가 1조4651억원에 달하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들의 경우 2016년 12월 이후 결성됐다. 3686억원의 규모의 환매중단이 이뤄진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들도 2016년 8월 이후 만들어졌다.

더 큰 문제는 사모펀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새로운 부실 사모펀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박광온 의원은 “DLF 불완전 판매나 라임·옵티머스를 비롯한 사모펀드 사태에서 보듯 금용소비자 보호에 취약한 후진적 금융시장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규제공백을 악용한 위법·불법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내년에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집단분쟁조정제,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소비자를 위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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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