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90% “초과 유보소득 과세 반대…자율성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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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기업 97.6% “정부 초과 유보소득 과세 논의 없이 추진 반대”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2 14:09:34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2~16일 비상장 중소기업 309곳을 대상으로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대한 중소기업 2차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90.2%가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회)는 지난 12~16일 비상장 중소기업 309곳을 대상으로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대한 중소기업 2차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90.2%가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유보소득은 기업이 일정 기간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에서 주주 배당금을 제외하고 쌓아둔 현금을 말한다. 초과 유보소득 과세는 비상장법인이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쌓아둔 혐금이 일정 규모 이상일 때 초과 유보분의 15%를 법인세로 추가 과세하는 제도다. 비상장 법인의 대주주가 사내유보를 통해 소득세를 탈루하는 행위를 견제한다는 게 정부의 도입 취지다.

중소기업들은 반대 이유로 기업의 자율성 침해(34.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투자와 연구개발 및 신사업 진출 등 미래성장 위축(29.7%) △유보소득은 장부상 이익으로 실제 현금 미보유(28.6%) △지분을 낮추기 위한 편법 증가(7.6%) 등을 들었다.

내년 유보소득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48.4%가 ‘이월한다’, 51.6%는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월하는 이유로 △경기불확실성에 대비(44.6%) △미래투자·연구개발·신사업 진출(30.4%) △최저임금, 임대료 등 사업비용 상승 대비(21.6%) 등을 꼽았다.

반대로 이월하지 않는 이유 중에는 ‘코로나로 인한 매출하락 등으로 유보소득이 없음’(51.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납부할 경영비용 증가’(35.4%)가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 기업의 97.6%는 정부가 초과 유보소득 과세를 논의 없이 추진하는데 부정적이었다. 52.9%는 법률안 심의를 앞두고 국회가 중소기업 및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 후 결정하기를 바라고 있었으며, 24.8%는 ‘여야가 합의해 폐기’, 19.9%는 ‘중소기업이 피해가 없도록 개정안 전면 수정’ 등을 희망했다.

법이 시행된다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탈세논란 업종만 과세(38.6%) △사업외 소득에만 과세(32.7%) △적정유보소득 기준 상향을 통한 여유자금 마련(24.5%) 등을 들었다.

김기문 중기회장은 “전 세계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감세정책을 활용해 기업의 활력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증세가 아니라 세부담을 경감해 적극적인 기업 기살리기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초과 유보소득 과세 추진은 중소기업의 미래성장 잠재력을 훼손시키고 기업가 정신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중소기업 10개사 중 9개사가 반대하고 조세전문가조차 이구동성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초과 유보소득 과세 추진은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기자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