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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계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동과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계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동과 상속세 규모 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 회장은 국내 재계 총수 중 ‘주식갑부 1위’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계열사의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이런 만큼 이 회장의 지분을 모두 물려받을 경우 현행법상 약 10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
천문학적 금액을 상속세로 납부해야하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당이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지분구조 변동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1억원이다. 이를 모두 물려받을 경우 납부해야할 상속세만 10조원을 넘어선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금액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최고세율 50%가 매겨진다.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 상속인의 사망 전후 2개월씩 4개월의 평균 주가가 기준이 된다. 최대주주 보유주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기 때문에 평가액에 20%가 할증된다. 다른 재산에 대한 세율은 50%다. 단 자신신고에 따른 공제 3%도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
상속받을 주식가치를 18조20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상속세는 약 10조5900억원이 되는 식이다.
주식 외 부동산 등 다른 재산에 대한 세율은 50%가 적용된다.
향후 2개월의 삼성 계열사 주가 추이에 따라 상속세가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삼성그룹이 갖는 지위, 이 회장이 오랜 시간 주식갑부 1위 지위를 차지해 온 점에 비춰보면 상속세는 10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이 회장 재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앞서 작고한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 재산에 대한 상속세도 9215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않았다.
상속인들 각자는 상속세 총액 중 상속비율에 따른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유족들은 이 회장의 사망 이후 6개월째 되는 달인 내년 4월 말까지 상속세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다만 상속세는 일시납은 아니다. 고액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만큼 5년 간 6번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낼 수 있는 연부연납 제도를 신청할 수 있고 주식 등 현물로 낼 수도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부친 구본무 전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상속받은 이후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삼성가 내에서 이 회장의 지분 처리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10조 상속세에 보험업법 개정안 문제까지 첩첩산중…삼성 지배주고 개편 가능성도
10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할 여력이 갖춰진다고 해도 부담은 남는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당은 소위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보유분을 시가로 평가해 총자산 3% 초과분(또는 자기자본의 60%)을 처분해야 한다.
6월말 기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5억815만7148주(지분율 8.51%), 우선주 4만3950주(지분율 0.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약 30조5933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 총자산의 3%를 가볍게 넘어선다.
6월말 기준 삼성생명의 자산총액은 291조3309억원이다. 여기서 자산총액 3%는 약 8조7399억원이다. 삼성생명은 약 22조원 어치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경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3% 밑으로 떨어진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소유하고 있다. 이 밖에 이 회장(2.88%),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5.55%),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55%) 등도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할 수 있는 건 삼성생명의 역할이 크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최대 주주로 있으면서 삼성 오너일가와 삼성물산이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이 회장이며 2대 주주는 19.34%의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삼성전자 지분율을 살펴보면 우호지분으로 해석되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1.20%에 달하는 데 삼성생명이 5.5% 지분율에 해당하는 주식을 처분한다고 가정하면 우호세력 지분율은 15%대로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삼성화재도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처분해야 해 우호세력 지분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율을 1.49% 보유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런 만큼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일부에 대한 상속을 포기하고 공익재단에 지분을 환원하거나 상속세 재원 마련에 활용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타 계열사에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재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의 부담이 커지며 국내 경제계 안팎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삼성그룹이 과도한 상속세 등으로 발목잡힐 경우 기업역량 집중이 어려워져 기업실적 등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삼성의 위기는 곧 국내 경제의 위기로도 해석될 수 있으므로 삼성이 마주한 상속세, 보험업법 개정안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회견에서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고 발표하며 지배구조 변화를 예상케 하기도 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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