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 앞에서 “같이 갑시다” 외친 김병주 의원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방·군사

민주당 총선인재 3호로 영입…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초선
주한중국대사관 주최 만찬서 건배사로 한미동맹 상징 구호 외쳐 논란
전문가들, 美中 갈등·주한미군 감축 현실화 앞 잘못된 신호 전달 우려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8 14:12:00

▲ 8월 주한 중국대사관 만찬 자리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언급한 “같이 갑시다”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1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3호 발표회에서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에게 거수경례하는 김 의원. [사진=뉴시스]

중국이 잇달아 한반도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총선인재 3호 출신 여당 의원이 중국에 “같이 갑시다”라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자칫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8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에서 주최한 부부동반 만찬에 참석해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같이’를 선창하면 ‘갑시다’를 외쳐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같이 갑시다’는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구호로 주한 미국대사들이 즐겨 사용해왔다. 김 의원은 일부 언론에 “어떤 자리든 ‘같이 갑시다’를 건배사로 많이 한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와도 생존과 번영을 위해 잘 지내야 한다는 의미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은 문재인정부 출범에 발맞춰 역사 왜곡에 적극적이다. 2017년 4월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한중 역사 이야기를 했다. 북한이 아닌 한반도의 역사에 관한 얘기였다”며 “한반도는 실제로 중국의 일부라고 했다”고 밝혔다.

역사왜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3일 신화통신 등에 의하면 시 주석은 같은 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군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행사’ 중요연설에서 “미 행정부는 국제전략과 냉전사고에서 출발해 한국 내전에 무력간섭키로 했다”며 6·25를 ‘미제 제국주의 침략 전쟁’으로 규정했다.

김 의원으로부터 ‘같이 갑시다’ 제창을 제안받았던 싱 대사도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포럼에서 “역사적인 관점으로 보면 대단히 고맙겠다”며 6·25 미국 침략설에 동조했다. 태자당, 상하이방, 시파와 함께 중국공산당 4대 파벌 중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도 최근 웨이보에서 “6·25는 북한 남침이 아닌 내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중국에 민주당 총선인재 3호로 영입된 인물이 “같이 가자”고 말한 셈이 돼 이수혁 주미대사의 “앞으로도 70년 간 미국을 선택하는 건 아니다” 등 발언과 맞물려 한미동맹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욱 국방부장관은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의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 삭제에 대해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 규모를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인정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워터게이트 기자 밥 우드워드 등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에 “주한미군을 빼라”고 지시하며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 관료들과 각을 세우기도 했었다.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에 제동을 걸었지만 해당 법안은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필요성을 증명할 때는 의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했다.

신기욱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은 “중국은 이미 한국을 길들이는 방법을 알았다는 중국 전문가 전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 안보가 직면한 도전은 결코 녹록치 않다”고 강조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