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기론 바탕 위에 이기론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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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수의 산안(山眼)이 뜬(開)다

형기가 진짜면 이기는 스스로 이루어지나 가짜면 증명 어려워

정완수 필진페이지 + 입력 2020-11-02 18:46:58

풍수지리학의 진체(眞諦;진짜)는 형기론에 있다. 산천이 치류(峙流;산과 물)하는 모든 형체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은 형기의 이치를 알고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형기는 산세의 모양이나 흐름을 눈으로 보아서 혈을 찾아 판별하는 것이다. 형기풍수의 핵심은 생기를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형찰기(因形察氣;형태로 기세를 본다)의 관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우주의 법칙은 항상 윤전(輪轉)하므로 운(運)은 고정되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때를 맞추어 자리를 쓰고 구복(救福)을 해야 하는 이기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형기를 기본으로 하나 이기론(理氣論)에 대한 명철함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어느 자리든 어느 때에 길하고 흉할 것인지를 알고, 가운(家運)의 번창함과 쇠퇴하는 시기를 알아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기론의 조화(造化)도 먼저 형기론을 밝게 터득한 후에야 명확한 판단이 가능한 것이므로 반드시 형기론에 대한 깊은 이론을 심득한 연후에 이기론에 대한 실증을 해 나가야 한다.

형기의 본질은 생기에 있다. 생기를 찾는데 음양오행으로만 논하면 용가(龍家:동네 풍수가)의 관귀로 정혈한 것만 못하다. 용가는 오행을 논하지 아니하며 산의 갈라지는 모양을 본다고 하여 형기론의 장점을 말하고 있다. 주경일의 『산양지미』에서도 형기론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형기와 이기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형기가 진짜면 이기는 스스로 이루어지나 형기가 가짜면 이기는 증빙하기 어렵다’고 했다. 형세를 주관하는 것은 사람을 낳아주는 것에 비유한다면, 이기가 주관하는 것은 그 사람이 발전하고 흥왕하는 것이다.

위에서 밝힌 것처럼, 형기가 진짜면 이기는 스스로 이루어지나 형기가 가짜면 이기는 증명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기가 불합(不合)이면 형기가 진짜라도 하자(瑕疵;옥에 티)가 있게 된다. 이기가 불합으로 인해서 부귀가 불발하는 것은 아니고, 이기가 합당한데 형기가 가짜면 이기가 합당해서 발복하는 것 또한 아니다. 그래서 형기는 이기의 근본으로 명백한 것이다.

풍수를 배우는 자들은 반드시 형기에 정통해야한다. 땅의 진가대소(眞假大小), 혈의 호흡과 부침을 확실히 가슴에 새기고 그 후에 이기를 배워야한다. 그래야 승기입향(乘氣立向;시신을 묻고 방향을 측정)과 공제소납(控制消納; 문제점을 조정)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세운(歲運; 사주팔자의 운세)의 쓰임 역시 폐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형기에 미숙한 상태로 이기를 먼저 배우면 비록 귀음천양(貴陰賤陽), 삼합수법을 확실히 설명을 하고 길흉휴구(吉凶休咎)가 유사하나(맞는 것 같으나) 형기와는 관계없는 것이다. 자주 복을 구하다(매번 좋은 자리라고 소문만 나면 조상의 묘를 이장하는 경우) 화에 이르는 것은 본질을 버리고 말로를 쫓기(뿌리(형기)를 버리고 잎사귀(이기)만 쫒는 격) 때문이다.

요즘 석박사 풍수논문에서 이기론이 약 80%를 차지한다. 형기는 어렵고 이기는 쉽다는 생각과 길지(명당)는 다 써서 쓸 자리가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길지는 물길의 변화에 따라 변하여 다시 탄생하는 것이다. 이는 평양론(평지룡)에 대한 논고에서 설명할 것이다.

이기가 다양하고 점점 복잡하게 되는 것은 마치 큰 자연의 이치와 더불어 정의하지 않고, 인위적인 교묘한 기교를 짜내서 적용하므로 이로 인한 더 큰 허위가 나타나는 현상(老子18장)과 같다. 이것은 마치 의학이 발달할수록 질병은 더 많아지고 새로운 법령이 많이 나올수록 범죄가 늘어나는 것과 같다. 자연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형기를 근본으로 해서 지리를 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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