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2025년까지 세계 배터리 시장 3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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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배터리 출하량 전 세계 4위, 삼성SDI도 추월
생산시설 증대 위해 공격적 투자…시장 공략 박차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1-08 15:24:59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 3개사 중 막내 격인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전 세계 배터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현재 LG화학과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3강 체제인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이 해외 생산기지 증설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5년 안에 세계 3위 안에 들겠다는 뜻을 내비췄기 때문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9월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출하량은 총 0.78GWh로 LG화학과 CATL,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0위권에 처음 진입한 이래 최고 순위다. 올해 9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0.15GWh보다 5배 이상으로 확대된 수치다. 시장 점유율 역시 4.7％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배터리 탑재 차량 모델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 니로 EV와 현대 포터2 일렉트릭,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등의 판매 호조가 이번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순위에서 SK이노베이션은 0.75GWh를 출하한 삼성SDI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월간 배터리 출하량에서 삼성SDI를 제친 것은 올해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올해 1~9월 누적 기준 SK이노베이션은 4.4％(3.5GWh)의 점유율로 세계 6위에 자리했다. LG화학은 24.6％(19.9GWh)로 1위, 삼성SDI는 6.2％(5.0GWh)로 4위다.

2010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진출한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배터리 부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들어 성장세가 주춤한 파나소닉을 잡고 2025년까지 세계 3위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시설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설비에 더해 내년 1분기부터 중국 옌청 배터리 2공장을 가동한다. 2022년 1분기부터는 헝가리 제2공장과 미국 1공장을, 2023년 1분기부터 미국 제2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9.7GWh 수준에서 100GWh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맞춰 빠르게 생산 능력을 확대해 2025년 글로벌 톱3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고 있는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은 SK이노베이션에게 큰 숙제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ITC는 다음달 10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ITC는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내린 바 있다.

ITC의 조기패소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소송이 두 회사 간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내 배터리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다”며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통로를 열어두고 대화를 지속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