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는 국민을 ‘살인자’라 부르는 권력자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명심하라, 권력은 잠시 스쳐지나가는 정거장일 뿐이다

김수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0-11-10 18:35:27

12세기에서 15세기까지 몽골은 아시아를 휩쓸어 버리고 찬란한 이슬람문화의 성지 바그다드의 중동은 물론 세계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던 군대를 가진 헝가리와 폴란드까지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리는 역사상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진 제국이었다.

헌데 이제 와서 생각하면 몽골의 세계 지배는 아리송하고도 이해 못할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초원에서 작은 몽골말을 타고 수많은 군대를 이끌어 세계정복에 나섰는지 징기즈칸의 광대한 지배욕과 권력욕은 그저 끝이 없었고 그야말로 역사상 가장 악독한 지도자이면서 포악한 군주였다.

그런 몽골이 침략하고 지배하고 점령한 나라마다 잔혹한 정복자의 태도는 인류역사상 가장 악명 높았다.

그 한 예로 중동의 바그다드를 침략할 때 이야기이다. 당시 칼리프가 지배하는 바그다드는 중동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이슬람 국가였다. 또 북아프리카 이슬람제국을 번성한 대단한 국가였으며 농업이 발달하여 13세기 중동에서 가장 찬란한 전성기를 구가하던 국가였다.

그 때 몽골 침략군은 강력한 군대를 동원하여 며칠 만에 바그다드를 점령해 버린다. 가히 몽골군의 전투능력은 역사에서 알려지듯, 놀랍고 치명적인 전법으로 전쟁승리의 귀신들이었기에 가능했다.

칼리프는 항복했지만 살해당하고 바그다드는 몽골군의 잔혹한 사냥터로 변해버린다. 기록에 의하면 최소 9만명에서 수 십만의 시민들이 닥치는 대로 살해당하고 일부 귀족들의 여인네들은 몽골로 압송하여 노예로 삼았으며 바그다드의 그 찬란한 문화를 기록한 책들이 강으로 던져져 강물이 소중한 책의 인쇄 잉크로 검게 변했었다고 한다.

몽골군은 당시 무려 32개국을 정복하고 61번의 전투에서 승리를 했으며 그들이 침략국의 백성들을 살해한 전 세계 인구는 거의 1억명에 이른다고 한다. 참으로 흉측스럽고 놀라운 전쟁광들이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정복군는 점령국가의 국민들을 파리 목숨보다도 더 쉽게 생각했을 것이며, 피점령국가의 금은보화는 물론이고 귀족들의 부인들은 본국으로 끌고 가서 성의 노리개와 노예로 삼았으니 그 정복자의 잔혹함은 어떤 필설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을 잡고 있는 권력자들이 혹시 이 땅을 점령한 정복자들로 착각하고 있는지 의심할 정도로 의아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장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광화문집회 주동자는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라고 말했다. 그는 “광화문에서만 600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허가되지 않은 집회 때문에 경제성장률만도 5%나 하락하는 요인이다”라고 비판했다.

참으로 놀랍고 무서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광화문집회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나왔다고 해서 그들에게 살인자라는 말을 하는 생각 자체가 놀랍기 짝이 없다. 정치를 하는 권력자의 시선이 자신들을 반대하는 국민들을 살인자라는 극단적인 단어로 몰아붙이는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마치 ‘촛불혁명’의 승리자, 좌파 집권자, 광화문 정복자들에게 고분고분한 피정복자의 자세가 돼먹지 않았다는 듯한 그런 말로 들린다. 그 이면에 잔혹한 지배욕이라도 깔려 있는 것은 아닐까?

게다가 경제하락 5%의 책임을 광화문 집회로 돌리는 발언은 국정운영에 무능한 자의 치졸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경제성장을 이끌지 못한 자신들의 무능을 광화문 집회자에게 돌리다니 이는 내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는 후안무치의 행태로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같이 갑시다.”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발표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에게 보낸 메시지이다. 대통령이 미국과 같이 가자고 하는데 야당 특히 권력을 반대하는 자들과도 같이 가야 하는 것이 나라의 정치요 국정의 기본이다.

현 집권세력들은 자신들이 집권을 할 때 58%의 국민들이 표를 주지 않은 것을 기억해야 한다. 불과 42%의 지지로 권력을 잡았으니 상대편을 아우르고 끌어안아도 부족한데 “살인자” 운운하며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국론에 대해 경제 파국을 원인으로 생각한다면 바그다드를 점령한 몽골군의 정복자 심리와 같은 매우 위험한 사고라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은 이런 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김수영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