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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연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공언하며 야당의 비토권(거부권) 무력화를 골자로 한 공수처법 개정에 시동을 건 가운데 국민의힘이 총력 저지를 다짐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달 3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25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법안소위원회(법안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병합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은 18일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추천위) 활동이 사실상 종료된 직후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연내 공수처 출범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추천위에서는 야당 추천위원 2명의 비토권 행사로 7명의 추천위원 중 6명 이상의 찬성을 얻은 공수처장 최종 후보 2인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야당의 비토권 악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법사위에서의 법 개정 추진을 공언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공수처를 연내 출범시킬 것이다"고 했다.
25일 법사위 법안소위는 시간 절약을 위해 김용민·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 등을 심사할 계획이지만 국민의힘 의견이 반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것이 골자다. 김 의원 발의 개정안은 최종 후보자 추천 의결정족수를 현행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 찬성에서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변경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백 의원의 개정안은 후보자 추천 시한을 정해놓고 이를 넘기면 국회의장이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유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공수처의 수사범위에서 직무범죄를 제외하고 기소권을 폐지하는 등 조직 권한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비토권 보장은 처음 공수처법을 일방 처리할 때 여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이었는데 제대로 시행조차 해보지 않고 결국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법 개정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정권이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 좋아보이는 표정으로 ‘공수처는 야당의 동의 없이는 절대 출범할 수 없는 것이다’고 얘기했다. 야당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처럼 공수처장 임명에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무얼 걱정하느냐고, 여당 사람들이 우리를 속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괴물 공수처가 출범하면 공무원 누구나 대통령과 권력이 지시하는 범죄행위에 거리낌 없이 가담할 것이다”며 “청와대와 권부 요직에 앉아 불법으로 각종 이권을 챙기는 권력자들, 사건이 불거져도 공수처가 사건을 가져가 버리면 그만이다”고 지적했다.
또 “공수처법을 막을 힘이 야당에게는 없다. 삭발하고 장외투쟁해 봐야 눈 하나 깜짝할 사람들이 아니다”며 “대란대치(더 큰 혼란이 와야 크게 다스릴 수 있다는 뜻), 세상을 온통 혼돈 속으로 밀어넣고 그것을 권력 유지에 이용한다는 게 이 정권의 통치기술이다”고 힐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권력은 바람, 국민은 풀이다. 바람이 불면 청보리 밭의 보리가 눕는다. 권력은 풀들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풀을 짓밟는다. 하지만 풀들은 다시 일어난다”며 “문재인 정권은 이제 곧 국회에서, 광장에서 짓밟힌 풀들이 일어서서 아우성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제 판을 엎겠다면 국민의힘은 있는 힘을 다해 총력 저지할 것이다”며 “공수처의 무리한 급발진이 국회를 멈출 만큼 시급한 사안인지 여당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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