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국내 조선업체 갑질한 GTT에 과징금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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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125억2800만원 부과
“특허권 남용해 경쟁 제한하는 행위…엄격히 제한”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1-25 19:23:59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GTT를 대상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125억28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특허권으로 국내 조선사에 갑질한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TT)에 제재를 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5일 GTT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 빅3’(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LNG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면서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 구매하도록 강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125억2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GTT는 LNG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와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내용으로 조선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LNG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란 LNG 화물창(저장탱크)과 관련된 특허·노하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LNG 화물창은 선박에 설치되는 LNG 저장탱크로서, LNG를 보관한다. 화물창 내·외부 간 열전달도 차단해 화물창 내부에 저장된 LNG의 기화를 막는다. 바깥에 접해있는 선체가 극저온에 노출돼 손상·파괴되는 상황을 방지하기도 한다.

GTT는 LNG 저장탱크 특허 사용권을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프랑스 국적의 엔지니어링 업체다. LNG 기술 라이선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로 불린다. 특히 지난 2018년말 매출액 기준 GTT의 시장 점유율은 95%에 달하며, 최근 건조 중인 LNG 선박은 전부 GTT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앞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2015년 이후 GTT에게 기술 라이선스만 구매하고 엔지니어링 서비스는 필요 시 별도로 거래할 것을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TT는 조선업체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고, 자신이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끼워팔기 거래방식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GTT는 조선업체가 자신이 보유한 특허권의 유효성을 다툴 경우,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조선업체는 GTT의 특허가 무효라도 다툴 수 없고, 무효인 특허에 대해서까지 실시료를 지급할 우려가 생긴 것이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GTT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사업활동방해) 및 불공정 거래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공정거래법에 근거해, GTT에 시정명령(조선업체 요청 시 계약수정 명령 등)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서버 운영체제와 윈도우 미디어 서비스 끼워팔기 사건 이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끼워팔기 행위가 위법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GTT가 독점해 온 관련 LNG 화물창 엔지니어링 서비스 시장에서 신규사업자들이 진입할 여건을 조성해 가격과 품질에 의한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정위는 독과점 사업자가 특허권을 남용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감시해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기자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