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에 코로나까지…이중고 시달리는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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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광주공장 직원 4명 코로나 확진…30일 주간조 공장 가동 중단
노조, 추가 파업 가능성…1만2000여대 생산 차질에 협력사 위기 가중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1-30 15:29:02

▲ 30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29일 광주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한 명이 코로나 확진 결과가 나온 후 그와 접촉했던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스카이데일리

기아자동차가 노조 파업에 이어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기아차에 따르면 29일 광주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한 명이 코로나 확진 결과가 나온 후 그와 접촉했던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확진 즉시 해당 직원의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 70여 명을 대상으로 긴급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최근 식사 모임을 함께 한 직원 3명이 추가로 확진되면서 기아차 직원 감염자는 4명으로 늘게 됐다.

이에 기아차는 확진자의 근무지인 광주1공장을 비롯해 2공장, 하남 버스특수공장 등의 주간조 근무를 중단키로 했다. 주간조 근무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다. 다만 봉고 트럭을 생산하는 3공장은 정상 가동됐다.

기아차 광주1공장은 셀토스와 쏘울, 2공장은 스포티지와 쏘울을 생산 중이다. 하남공장은 대형버스 및 군수용 트럭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들은 내수와 수출 시장에서 인기 모델이었던 만큼 이번 코로나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은 생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추가 공장 가동 여부는 방역당국과 협의를 통해 오전 중에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부분 파업 연장을 포함한 향후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그간 사측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만큼 추가 파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25일부터 사흘 간 부분 파업을 강행했다. 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약 1만2000여 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잔업 30분 복원 △통상임금 확대 △전기차 주요 부품(PE모듈) 사내 생산 △65세로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잔업 30분 복원은 올해 초 노사 간 별도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던 사안일 뿐 임단협 공식 안건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잔업 복원 등을 통해 근무 형태가 변경되기 위해선 생산량 보전이 먼저 이뤄지고 그에 따라 임금을 보전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그럼에도 노조는 생산량을 보전하기 위한 작업시간 추가 확보, 인원 효율화, 제도 개선 등은 거부하면서 임금 인상 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협력사 피해 감소를 위해 기아차 노조에 파업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기아차 공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감염자가 추가로 늘어날 경우 휴업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어 협력사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파업이 코로나로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다”며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협력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 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사 직원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기아차 광주공장의 협력사는 250여 개에 이른다. 직원과 가족까지 합하면 수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기아차 파업으로 인한 생계의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과 코로나로 인해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부진 등 부정적인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기아차 노조는 지금이라도 파업을 중단하고 임단협 교섭을 조기 마무리하는 게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