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몽니는 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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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몽니는 화를 부른다

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02 00:02:42

어느덧 2020년의 마지막 달이 됐다. 매년 경제가 어렵고 사회적인 갈등이 있었지만 따뜻한 연말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올 한해 수고 많았다. 내년은 더 좋을 것이다’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올해 연말은 유독 추울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해보다 경제가 어렵고 내년에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내놓고 청사진을 제시할 정치권도 갈등으로 점철돼 별다른 긍정의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국민의 걱정만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경제 활성화, 분열된 국론 통합 등이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여권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검찰개혁’이 모든 사안을 잠식한 모양새다. 특히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및 징계요청을 결정한 것이 올해 연말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직무배제 및 징계에 대한 결론을 떠나서 헌정사상 초유의 법무부 장관발(發) 검찰총장 직무배제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간 숱한 갈등을 빚어온 두 사람이 결국 갈 때까지 가는 형국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지난달 24일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언론사주와 부절적한 만남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관련 정보 외부 유출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훼손 및 위엄, 신망 손상 △감찰대상자로서 협조의 의무 위반 및 방해 등 6가지 이유로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 위법 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지 못했고 법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부분의 검찰 조직원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추 장관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 장관이 직무배제 이유로 든 6가지를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족한 논리와 비약, 정확한 경로 등을 밝히지 못한 추 장관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권에서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 같다. 추 장관은 “반발을 이해한다”며 윤 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윤 총장의 처분은 자업자득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간 윤 총장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던 문재인 대통령도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사실상 윤 총장에 경고를 날렸다.

여권의 몽니를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직무배제 사유 6개를 이유로 검찰총장을 찍어 누르려한다는 목소리만 높을 뿐이다.

이 같은 몽니의 목표는 명확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주창해 왔던 검찰개혁의 완성이다. 하지만 이 검찰개혁 역시 과연 여권이 주장하는 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문 대통령과 여권이 검찰개혁의 성공을 원한다면 몽니부터 없애야 한다. 얼토당토하지 않는 이유를 들지 말고 국민들을 설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수반되지 않으면 여권이 이야기하는 검찰개혁은 또 다시 좌초되거나 그들만을 위한 개혁으로 끝날 것이다.

더 이상의 몽니는 화를 부를 뿐이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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