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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와의 갈등 해소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까지 난관이 예상되면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승련)는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주 발행은 상법과 한진칼의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KDB산업은행(산은)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직면한 양대 항공사의 통합을 위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KCGI 측의 반발이 심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원 마련을 위한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방편이 되고 있다며 3자 배정 유증이 아닌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 경영진이 주주를 배제하고 임의로 신주 발행을 결정하는 것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이에 산은이 참여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 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하지만 한진칼은 KCGI가 자신들이 원하는 판결 결과를 얻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거짓말로 가처분 재판부의 눈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투기 세력의 욕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생존이 위기에 처했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까지 발목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통합을 위한 관문을 넘으면서 세계 7위 수준의 ‘메가 캐리어’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물씬 풍기고 있다. 지난해 기준 두 항공사 매출을 합치면 20조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기체는 164대, 아시아나항공은 79대로 항공기 보유 대수만 243대로 늘어난다. 에어프랑스(220여대)와 루프트한자(280여대) 등 글로벌 대형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러나 세계 10위권의 ‘매머드 항공’으로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어 우호적이지 않은 반응이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노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이번 인수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 조종사를 제외한 직원 약 1만2000명이 소속된 대한항공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조는 인수 찬성 의사를 밝혀 노노갈등까지 크게 불거진 상황이다.
이밖에도 양사 합병과 관련한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도 통과해야 될 과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합병을 승인한다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최소 4개국 중 한 곳이라도 기업결합 반대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합병이 무산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위기 상황에 따라 정부가 주도한 합병인 만큼 국내 공정위 결합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은 지난 2011년 그리스의 1위와 2위 항공사 통합을 두고 합병 시 그리스 항공시장의 90%를 점유하는 회사가 탄생한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이는 그리스發 국제노선엔 문제가 없지만 그리스 국내 노선엔 독점이 발생해 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진단 때문이었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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