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삼성생명 기관경고 중징계… 신사업 진출 막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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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보험금 미지급·대주주와의 거래제한 위반… 금감원장 결재·금융위 의결 남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04 15:50:01

▲ 삼성생명은 대주주와의 거래제한 의무 등 보험업법 위반을 이유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사진은 삼성생명 서초사옥 건물. [스카이데일리DB]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삼성생명에 기관경고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암 환자에게 요양병원 입원비를 부당하게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향후 1년간 감독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지 못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3일 금감원은 30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개최해 대주주와의 거래제한(보험업법 제111조) 및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보험업법 제127조의3) 위반으로 삼성생명에게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이날 밤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는 한편 임직원에 대해선 감봉 3개월, 견책 등으로 심의했다.

이번 제재심의 핵심 안건은 우선 암 환자에게 요양병원 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안이다. 암 치료를 위한 장기 요양병원 입원 및 병원 진료가 ‘직접적인 암 치료’인지 여부를 두고 암 보험 가입자와 삼성생명의 의견이 갈렸다. 이에 대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암 보험에 가입한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 치료비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올해 9월 대법원은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모임’ 공동대표인 이모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사실상 삼성생명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금감원은 여전히 이를 부당한 미지급건으로 여기는 입장이다.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건은 계열사 삼성SDS의 계약상 배상금과 관련된 사안이다. 삼성생명은 삼성SDS에 전산시스템 구축을 맡기는 조건으로 기한을 초과할 경우 배상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기한이 초과됐음에도 배상금을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제재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로 심의 결과는 법적 효력이 없다. 추후 조치 대상별로 금감원장 결재 및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재 내용이 최종 확정된다.

이번 중징계 조치가 확정되면 삼성생명은 향후 1년 동안 금융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대주주 변경 승인도 제한된다. 통상적으로 기관 경고부터 중징계로 보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6일과 이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보험사측 관계자들과 검사국의 진술·설명을 충분히 청취했다”며 “제반 사실관계와 입증자료 등을 면밀히 살피며 매우 신중하고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의결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