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철강산업, 금융위기 이후 철강 수요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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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 수요 4800만톤…주요 산업 수요 감소 5000만톤 선 붕괴
철강 수출 3000만톤 달성 역부족…일본·EU·미국 등 감소세 확대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17 15:06:06

올해 국내 철강 수요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철강 수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해 5320만톤보다 8% 가량 감소한 4800만톤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철강 수요는 2007년 처음으로 5000만톤을 넘어선 뒤 2008년 5860만톤까지 증가했다. 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4540만톤으로 급감한 철강 수요는 2010년부터 다시 증가해 지난해까지 10년 간 5000만톤을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 여파로 주요 산업이 침체를 겪으며 철강 수요 5000만톤 선이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국내 철강 수요에서 조선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전체 철강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 철강 수출 역시 7년 만에 3000만톤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열연강판·냉연강판·후판 등 철강재 수출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00만톤을 상회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2800~2900만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철강재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강재 수출 1위인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최근 몇 년간 600만톤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도 600만톤에 근접한 수출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의 철강재 수출은 더욱 확대됐다. 최근 10년 간 한국은 중국에 400만톤 수준의 철강재를 수출해 왔으나 올해는 1~10월까지 461만톤을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철강 수요가 늘었으나 중국 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철강재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본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간 증가세를 보이던 EU로의 수출도 350만톤을 기록한 2018년 이래 감소하고 있다. 2019년 EU가 내린 세이프가드 조치의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수출 역시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쿼터제 운영으로 200만톤대로 크게 축소됐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조선, 건설 업계의 동반 부진으로 판재류와 봉 형강류 등 국내외 철강재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며 “내년에는 한국판 뉴딜 정책 등 경기 부양책 효과로 국내 철강 수요의 단기적인 회복이 기대되지만 예년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