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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코로나19를 핑계로 임대인에게 일방적인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데 이어 아예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이른바 ‘을질’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테일업계 선두주자인 GS리테일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마련된 임대차보호법을 악용해 임대인 피해는 외면한 채 자사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유통·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소재한 GS25 점포에서 GS리테일의 행태로 잡음이 일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상 4층 규모로 GS25 가맹점은 1층에 위치해 있다. 1층 전세권자는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이 상가를 임대하고 가맹사업주가 점포를 운영하는 식의 가맹계약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종의 전대계약인 셈이다.
GS리테일이 임차해 있는 해당 건물은 지난 7월 매매거래가 이뤄졌고 11월 소유권이 이전됐다. GS리테일이 임대인 변경작업 등을 수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GS리테일은 새 임대인과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고 있으며 임대료마저 2달째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해당 건물 임대인은 “건물 소유권이 넘어온 11월부터 매장 사용에 따른 임대료를 지급받아야 했지만 GS리테일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임대인 변경 작업도 진행하지 않아 미지급한 임대료를 전세금으로 수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임대인은 “소유권 이전 후 해당 점포 담당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이 크게 줄었으니 일방적으로 임대료를 20% 정도 깎아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마저도 그간 아무런 얘기도 없다가 GS리테일에 연락을 취했을 때 들었던 내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 잔금을 치르기 전부터 임대인 변경 소식 등을 알렸지만 GS리테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료 인하가 어렵다는 뜻을 전하고 만약 매장을 철수하겠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그 이후부터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은 물론 연락도 받지 않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현재 GS리테일이 지급해야 할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게 임대인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숫자까지 언급한 임대인은 “점포 위치가 서울 서초구 일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받는 임대료 수준도 말이 안 되는 수준이다”며 “지금 임대료도 일대 시세 대비 30% 가량 낮으며 GS리테일이 요구하고 있는 임대료로는 수도권 일대 상가도 구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가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다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업계 1위 대기업이 코로나19 핑계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심지어 그 점포는 장사도 잘된다. 인근에 아파트가 밀집해있고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300미터 거리에 위치해 손님들이 줄지어 방문하는 수준이다”고 밝혔다.
GS리테일 을질 논란에 “임대료 협상 중…고의로 임대료 채불한 것 아냐”
GS리테일 측은 임대인 변경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임대료 지급이 미뤄지고 있을 뿐 고의로 임대료를 미지급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현재 임대인과 임대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문제될 건 없다고 밝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에 “예전 임대인과 임대료 인하 협상을 하고 있었는데 돌연 건물이 매각되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며 “지금 임대인과도 임대료 인하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인 변경을 하지 못한 것이며 임대료도 지급하지 못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점포 운영에 따라 지급하고 있는 임대료는 평균적인 수준의 임대료며 거기서 일부를 인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지 20% 수준의 인하요구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해당 점포는 마이너스 점포이며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GS리테일의 해명조차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담당자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임대인은 “담당자와 연락이 아예 안 되는데 어떻게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이전 임대인과 임대료 협상을 했다는 말도 들어본 적 없다”고 밝혔다.
임대인은 “GS리테일이 주장하는 임대료 인하 협상은 이전 임대인에게 단체 문자메시지 보내듯 임대료 인하 요청 공문을 보낸 것 정도가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전 임대인은 해당 공문을 받고 따로 응답을 하지 않았고, 응답을 하지 않자 GS리테일도 본 계약대로 월세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GS리테일 말대로 적자 점포라면 해당 점포 가맹점주가 가게를 계속 운영할 리가 없지 않겠느냐”며 “점주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당시 본인은 가게를 뺄 생각이 없다고 했으며 GS리테일 상대로는 매월 월세 명목의 비용을 지급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GS리테일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마련된 임대차보호법을 악용해 자사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9월 국회에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해당 개정안엔 임차인이 임대료를 6개월까지 연체하더라도 계약 해지 및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특례 조항이 담겼다. 코로나19로 매출 등에 타격을 입은 상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사실상 GS리테일이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퇴거를 요구할 수 없다보니 손실은 임대인이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임대인은 “GS리테일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 때문에 이래저래 손해가 막심하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이 편의점 업계 1위 대기업의 방패막이로 활용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고 꼬집었다.
스카이데일리는 임대인의 반박 내용에 대해 GS리테일 측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지만 앞서 전달받은 내용과 동일한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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