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운용사 ‘도덕적 해이’ 심각… 뒷돈·횡령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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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18개사 중간검사 결과… 펀드자산 배우자에 팔아 2배 시세차익 올려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27 13:30:57

▲ 27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8월부터 18개 전문사모운용사를 대상으로 점검검사를 실시한 결과 자산운용 단계에서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 사례 등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DB]

# A운용사의 대표이사 등 운용역들은 본인 운용펀드가 보유한 우량 비상장주식을 배우자 등 명의로 헐값에 매수한 뒤 그 중 일부를 매수당일에 매수가격의 2배로 매도했다. 이렇게 수차례에 걸쳐 펀드자산을 현저히 불공정한 가격(저가)으로 이해관계인에게 매도함으로써 수십억원의 부당한 이득을 수취했다.

# B운용사의 운용역은 甲업체가 과거 투자받은 펀드자금을 목적과 달리 사용했다는 정보를 취득하는 등 투자할 때 부실화 개연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이를 판매사 등에게 알리지 않고 신규 펀드를 설정해 甲업체에 자금을 송금함으로써 수십억원의 펀드 손실을 초래했다.

이처럼 일부 전문사모운용사 임직원들이 펀드에 손실을 끼치면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등의 불법행위가 여럿 적발됐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산하 전문사모운용사 전담검사반이 올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18개 사모운용사를 대상으로 전수검사한 결과 이러한 심각한 도덕적 해이 사례가 드러났다고 27일 밝혔다. 전담검사반은 자산운용 단계에서의 불건전 영업행위 여부와 내부통제·위험관리 적정성 등을 점검했다.

이밖에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C운용사의 임직원은 금융기관과 시행사에 대출을 중개·주선하면서 자신들이 통제하는 乙법인 등을 설립한 뒤, 이들 법인을 통해 복수의 시행사로부터 컨설팅 비용과 펀드설정·대출주선 수수료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D운용사의 임원은 제3자와 함께 丙업체에게 D사를 포함한 자산운용사 및 판매사를 소개해주고, 丙업체 및 그 파트너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한 대가로 丙업체로부터 자신과 제3자가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계좌를 통해 수억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판매사로부터 특정자산 편입을 요청받고 자체 위험관리기준 마련 없이 판매사의 관여에 따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펀드를 설정·운용하는 사례, 임직원 펀드를 설정해 혜택을 제공하거나, 펀드가 투자중인 회사로 하여금 운용역이 보유한 증권을 취득하게 한 사례 등도 적발됐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금감원 관계자는 “다만 이번 지적사례는 환매중단 등 요주의 회사를 우선 검사한 결과이다”면서 “현재 사모 운용사 업계에 만연된 문제라고 섣불리 예단하기 곤란하고, 해당 운용사 펀드가 전반적으로 부실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 옵티머스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재발방지와 투자자 신뢰회복 등을 위해 올해 7월 전담검사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8월부터는 주요 환매중단 펀드 관련 운용사와 비시장성 자산 과다 보유 운용사 18곳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당초 예정대로 2023년까지 233개 전문사모 운용사에 대한 전수 검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금감원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대한 업계 자율점검 진행 경과도 공개했다. 올해 8월 18일부터 운용업계(판매사·운용사·신탁업자·사무관리사) 353사는 9043개(잠정)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대해 자율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각 사는 순차적으로 펀드자산 명세에 따른 운용자산의 실재성 및 실제 운용자산과 투자제안서와의 일치 여부 등을 확인하는 중이다.

이달 18일 기준 전체 점검 완료율은 50.5% 수준으로, 아직까지 운용자산이 실재하지 않거나 법규 위반 사항 등에 대한 특이사항은 보고된 바 없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현재 신탁업자와 판매사 단계에서 점검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비예탁자산의 경우 증빙자료를 통해 계약내역 등 실재성을 확인하는데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과정에서 회사의 내부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취약 분야에 대해서는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겠다”며 “특히 위법행위가 적발된 운용사 중 도덕적 해이의 정도가 크고 투자자 피해와 직접 관련이 있으며 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 해당 운용사에 대해 강도 높은 밀착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도 신탁사와 판매사 등 개별 점검주체별로 점검 진행 정도와 특이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며 “점검이 지연되고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면담 등을 통해 원인 및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요청하는 등 빠른 완료를 위해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