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祖山)이든 혈산(穴山)이든 갈라지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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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수의 산안(山眼)이 뜬(開)다

갈라진 강맥(江脈)에 의한 물길을 보는 것이 길지를 보는 요약법

정완수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1-07 09:15:42

조산은 조상산으로 용맥이 출발하는 곳으로 한반도로 비유하면 백두산이나 태백산처럼 용이 시작하는 곳을 말한다. 혈산은 혈을 맺는 위치로 용맥이 평지에 다다른 곳이다. 이곳도 혈을 감싼 청룡과 백호가 뚜렷하게 있어야 한다.

강과 용맥이 갈라져 나눠져야 하는 것은 조산이든 혈산이든 다 마찬가지다. 무조건 갈라지는 지세(地勢)로 혈자리까지 내려와야 한다. 청룡과 백호를 만들어 놓고 주위에서 모인 물이 혈 밖으로 나가면서 어떤 모양과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를 살피고 판단하는 것이 길지를 잡는 요약법이다.

기(氣)는 물의 어머니(氣而水之母)이다. 기는 용맥의 구조를 말하는데 기가 있다는 것은 물이 모이는 구조라는 의미이다. 기가 약하다거나 기가 없다는 것은 물이 흩어지거나 직수(直水)로 나가는 구조를 말한다. 구조라는 단어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조선의 풍수(朝鮮の風水)』(村山智順著)에서도 굳이 영어인 메카니즘을 사용하고 있다. 용의 메카니즘이 물을 모이게 하여, 큰물을 만드는 것이 기(용의 메카니즘)가 하는 일이라 기는 물의 어머니인 것이다.

조산에서 갈라지는 현상이 가장먼저 보이는 것은 사람으로 비유하면 어깨이다. 뚜렷하게 보이는 어깨를 명견(明肩)이라고 한다. 명견은 사람의 양어깨, 새의 양 날개, 금(金)의 사람 인자(人字)같은 것이다. 험한 산이 내려오면서 변해서 점점 부드러워지고 고아지면 동네가 생기는데, 소위 뒷산이 병풍처럼 쭉 내려와 양팔을 벌리듯 명견이 있어야한다. 봉우리가 크고 작은 것은 논할 필요 없이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양 날개를 쫙 벌리고 계속 분화하듯이 내려와야 한다.

큰 팔자(八字)는 장막(帳幕;병풍과 같은 모양), 영송호대(迎送護帶;반갑게 환송하듯이 산들이 모여드는 모양)가 있어서 반드시 전체를 감아 싸안는 모양이어야 한다. 큰 팔자로 벌려주는데 충남에 있는 계룡산(帝字峰이라 함)처럼 조산이 있고 옆에 좌우로 봉우리가 있어서 명견이 뚜렷한 것을 삼태(三台)라 하고, 5개의 봉우리가 있으면 오뇌(五腦)라고 하는데 숫자에 따라 칠뇌·구뇌도 있다. 작은 봉우리가 연이어서 있는 것을 금수장(金水帳; 물결치는 것같은 모양)이라고 한다.

호대는 형태가 띠같이 꾸불꾸불 내려오는 것으로 올바른 맥은 양변에 호대를 형성하고 크게 벌려주어야 한다. 용이 내려오면서 정면으로 갈라지지 않고 옆으로 횡산(橫山)으로 갈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개장(開帳)된 맥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호대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큰 산도 팔다리가 없으면 혈을 보호할 수가 없고 물을 모을 수가 없어서 맥에 지보(地步;혈의 크기)가 없게 되므로 불할개(不割開)되었다고 하고 기가 없다고 한다.

용의 팔다리가 혈을 감싸지 않고 반대로 밖으로 향하는 것을 렴(斂)이라고 한다. 수학에서 말하는 수렴(收斂)이다. 더 이상 용이 뻗어나가지 못하고 정지함을 나타낸다. 산이 혈을 감싸지도 않고 등지지도 않은 것을 한사(閑砂)라고 하는데, 용을 따라 내려온 호대인데 이쪽으로 온 것도 아니고 저쪽으로 간 것도 아니고 괜히 할 일 없이 서있는 산이다(독산(獨山)이면서 배면(背面)이 없는 산). 이렇게 어떤 산이 나를 배반하면 무정(無情)한 것으로 결지(結地)가 생기지 않는다.

용이 내려오면서 팔다리가 나오지 않거나 나왔어도 혈을 감싸는 구조가 아니면 조산·혈산을 논할 것도 없이 진결(眞結=生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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