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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칼럼

최정우 시한부경영이 주는 중대재해법 시사점

중대재해법 국회 통과에 산재빈도 높은 포스코 조명

최정우 안전 대책에도 불의의 사고 빈번, 사망 17건

시한부 신세에 경영공백 불가피, 국가·국민 피해우려

김신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1-11 00: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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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 편집인.
말 많고 탈 많았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중대재해법)’이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 여건에 맞지 않고 예방의 목적 보단 처벌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실제 효과도 미비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쟁점 사안인 사후 처벌 수위를 높이는 내용은 고스란히 담겼다.
 
법안은 공포 1년 후 시행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거의 모든 기업인들이 ‘시한부 신세가 됐다’는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업재해 자체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우발적 사고이기 때문에 아무리 촉각을 곤두세워도 ‘100% 무재해’를 지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재해사고 근절이라는 취지를 외면한 채 오로지 기업인을 범법자로 내몰기 급급한 ‘처벌 만능주의’에 불과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이번 중대재해법 통과로 가장 시선이 몰리는 곳은 포스코다. 고온의 쇳물을 다루는 현장 특성상 근로자가 혹시나 모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실제 산재발생 빈도도 타 직군에 비해 특히 높다. 지난해만 해도 설비사고, 산재사고, 중대재해 등 약 30건 가량의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8명에 달했다.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로 기간을 넓히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산업현장 사고로 무려 17명이 생을 마감했다.
 
취임 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최 회장의 안전 관리 의지에는 분명 진정성이 엿보인다. 올해 화두를 ‘안전’으로 정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말 관련 대책 마련에 1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 등만 보더라도 안전관리 의지 자체는 충만해 보인다. 그럼에도 최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 내에서 십수명의 사망자가 나온 점을 비춰볼 때 갑자기 찾아온 사고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그동안 최 회장이 보인 행보가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을 방증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부분은 진정성을 가지고 안전 대책에 만전을 기한 최 회장 역시 중대재해법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2018년 취임한 최 회장은 3년의 임기를 마친 후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3월 2기 임기가 시작되지만 중대재해법 통과로 중도하차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시한부경영’ 신세에 내몰렸다. 만일의 사태 발생 시 직접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활동 자체가 불가능하고 주변의 중도하차 압박도 피하기 어려워진다.
 
취임 일성으로 ‘안전’을 내걸고 3년여의 기간 동안 줄기차게 안전 대책을 강구한 최 회장도 현장의 미세한 구멍까진 막지 못했다. 17명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숱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앞으로 안전 관리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혹시나 모를 만일의 사태가 단 한 건이라도 발생할 경우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처절한 반성과 대책 수립 이전에 자리부터 내놓을 수밖에 없다. 최 회장 이후 포스코 수장에 오르는 모든 인물도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포스코 수장을 맡겠다고 선뜻 나설지 궁금하다. 비단 포스코 뿐 아니라 타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민간기업부터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거의 모든 기업이 수장공백 상태로 사업 활동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취임과 동시에 ‘잠재적 범죄자’ 신세로 내몰리는 자리를 선뜻 맡겠다고 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중대재해법 개정안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악법 중에 악법이다. 근로자 안전과 생명 보호를 내걸었지만 사고예방이 아닌 사고발생 후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든 기업과 경영인 근로자 안전과 생명 보호를 등한시 하고 있다는 편협하고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여진다. 단 한 번이라도 기업을 경영해봤거나 일선 현장의 상황을 진정성 있게 들여다봤다면 결코 지금과 같은 개정안을 만들 수 없다.
 
근로자도, 경영자도 모두 똑같은 사람이다. 사람이라면 극히 예외를 제외하곤 타인의 안전과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대재해법 개정안은 어떤 잣대를 들이대 사람을 철저하게 나눠서 구분 짓고 있다. 중대재해법 개정안의 이론대로라면 공무원 비리와 공무원 산업재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져야 한다. 만약 그럴 각오가 있다면 지금처럼 중대재해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되 그렇지 않다면 하루라도 빨리 실수를 인정하고 법안 수정작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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