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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에서만 17년째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리오넬 메시는 현존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데 아무 이견이 없다. 2004~05시즌 17세의 나이에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한 메시는 최연소 선수 기록을 세웠으며, 또한 최연소 리그 골도 기록했다. 한 클럽에서 뛰고 있는 의리파이기도 하다.
그의 나이 25세이던 2012년에는 ‘축구황제’라는 브라질 펠레의 75골 기록과 게르트 뮐러(독일)가 세운 한 해 최다골 기록인 85골을 뛰어넘어 한 해 동안 무려 91골을 터뜨리며 세계 기록을 작성했다. 골이면 골, 어시스트면 어시스트 등 한 차원 높은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그래서 메시를 가리켜 ‘인간계’가 아닌 ‘신계’에서 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메시는 1년에 한 번씩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가리는 발롱도르(Ballon d'or)를 무려 6차례나 수상한 전인미답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신계’에서 온 최고의 축구 선수 메시
메시는 지난해 12월에는 바르셀로나에서만 644골을 터뜨려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가 갖고 있던 단일 클럽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는 등 축구의 각종 기록에 관한 것들을 모조리 바꿔 쓰고 있다. 그러한 기록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게 더욱 놀랍다. 펠레와 마라도나 가운데 누가 뛰어나느냐라는 오래된 논란을 종식시킬 선수로 평가받는 게 메시다.
키 169㎝에 불과한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무려 34개의 크고 작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것은 바르셀로나 구단에 대한 보은이다. 반면 메시의 입단 이후 바르셀로나의 영원한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는 21번의 우승에 그쳤다. 어렸을 적에 그가 장애를 딛고 축구를 계속할 수 있게 해준 곳이 바르셀로나 구단이었기 때문이다.
7세 때 축구를 시작한 메시는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다. 타고난 재주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지난해 11월 사망)를 능가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축구화를 벗어야만 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GHD) 때문에 더 이상 키가 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으며 시련을 겪는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2만명 중에 한 명이 걸리는 희귀병이다. 당시 그의 키는 150㎝을 갓 넘었을 정도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매달 900 ~1000달러의 돈이 필요했지만 가정 형편상 불가능했다. 아버지는 철강소의 육체노동자로, 어머니는 파트타이머 청소부로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돈이었다. 입에 풀칠하기에 바빴다. 유소년 소속팀인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서도 이 돈을 지출할 정도로 재정이 넉넉치 못했다. 그래서 메시는 자신이 가장 잘하고, 잘 할 수 있는 축구를 눈물을 머금고 그만둬야 했다.
축구 포기한 메시에 구세주같던 바르셀로나
메시가 축구를 포기하고 마을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으로 살아가고 있을 즈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게 바르셀로나 구단이었다. 2000년 7월 ‘새로운 마라도나’ 메시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수소문한 아르헨티나의 시골마을까지 찾아온 바르셀로나 스카우트는 메시와 아버지에게 스카우트를 제의했다. 바르셀로나 측은 메시의 치료비와 학업과정, 그리고 생활비 등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좀처럼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내세웠다. 메시의 재능을 알아보고 베팅을 한 셈이다.
몇 차례 만난 끝에 메시가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이러한 협상은 이뤄졌고, 계약 조건과 내용은 급한 나머지 냅킨에 적었다. “카를레스 렉사르 바르셀로나 기술이사는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고 플레이어 리오넬 메시와 서로 합의된 금액 하에 계약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때가 그의 나이 13세이던 2010년 12월이었다. 대서양을 건너 바르셀로나로 이주해온 메시는 바르셀로나 구단의 지원을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그나마 호르몬 치료를 열심히 받은 결과 키가 커진 게 무엇보다도 큰 소득이었다. 그 결과 메시는 169㎝로 커졌다. 180㎝ 가량의 다른 축구선수들에 비하면 한참 단신이지만 이 정도 키면 버틸만 했다. 메시는 현란한 드리블, 전광석화같은 슛팅 등 자신만의 기술 개발로 이러한 단신의 핸디캡을 커버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성장한 메시의 휴먼 스토리는 한때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회사의 광고로 쓰이기도 했다. 주제는 당연히 “불가능은 없다(Nothing Impossible)”이었다.
메시는 또한 애국심이 남다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메시는 부상을 우려한 구단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조국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그렇지만 메시는 4번이나 출전한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에서는 우승컵을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부터 월드컵에 나갔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한 게 역대 최고의 성적이었다. 한을 풀기 위해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도 출전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그때는 그의 나이가 35세에 이른다. 축구에서 유일하게 이루지 못한 월드컵 우승의 한을 풀고 조국에 36년 만에 우승을 바치겠다는 게 작은 거인 메시의 소원이다.
메시, 바르셀로나 떠날지 세계의 관심
보은과 의리 때문에 한 클럽에서만 17년간 뛰어온 메시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8월 바르셀로나 사령탑이 네덜란드 출신의 로널드 쿠만으로 바뀌면서 메시가 돌연 이적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유명 구단들은 메시의 영입을 앞다퉈 추진했지만 7억유로(한화 약 1조원)상당의 위약금 성격의 바이아웃 조항에 막혔고, 메시는 결국 이적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렇지만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는 이러한 바이아웃 조항이 없어져 메시는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을 물색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선뜻 나서는 구단이 아직은 없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는 없더라도 무려 8000만달러(한화 약 996억원)에 달하는 연봉이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수입은 광고수익 등을 더해 2019년에 1억27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20~21시즌에도 프리메라리가에서 득점랭킹 선두(11골)를 달리고 있는 메시의 기량은 여전하다. 과연 최고의 선수 메시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이번에 바르셀로나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찾게 될 지, 아니면 바르셀로나에서 그대로 머물 지 지켜보는 것 또한 흥밋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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