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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기업공시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쉽도록 공시제도가 개선된다. 사업보고서의 항목과 체계를 이해하기 쉽게 개편하고 일반투자자를 위한 안내서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기업의 공시 부담을 줄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도 조성한다.
14일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공시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위는 도규상 부위원장 주재로 업계 관계자,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기업공시제도 개선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기업공시제도란 상장기업 등으로 하여금 증권의 발행‧유통과 관련해 투자판단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도규상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기업공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개인투자자들도 공시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되 기업들이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핵심정보 중심으로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ESG 정보 공개와 책임투자 확대 추세에 발맞춰 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사업보고서 편제를 체계적으로 개편한다. 투자자의 공시정보 이용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2009년 사업보고서를 도입한 이후 일관된 기준 없이 공시항목이 추가되면서 체계가 복잡해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한 조치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사업보고서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서식 전반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또한 일반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참고서가 되도록 사업보고서 바이블을 발간할 계획이다. 공시목적, 용어 해설, 주요 업종별 특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아울러 투자자 편의성을 고려해 전자공시시스템도 개선·보완한다. 조회수가 많은 주요 공시항목 위주로 한눈에 파악하도록 기업 분석 도구를 제공해 수요자 관점의 정보제공체계를 구축하는 식이다. 다만 현행 조회화면도 계속 유지한다. 공시서류별로 조회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의 정보조회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또 검색범위를 소항목에서 사업보고서 전체로 확대하고 키워드 검색화면을 제공해 간편한 정보검색을 지원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체계 개편으로 공시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다트(DART) 시스템에서 원하는 정보를 편리하게 검색하고 사업보고서 바이블을 참고해 공시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 기업의 공시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기보고서 작성을 간소화한다. 현재 분기보고서는 사업보고서 서식을 그대로 준용해 활용도는 낮고 작성부담이 커서다. 이를 감안해 금융당국은 분기보고서 별도서식을 마련해 작성부담을 대폭 경감할 방침이다. 필수항목만 기재하고 기타항목은 중요변동이 발생한 경우에만 기재하도록 하는 식이다.
또한 소규모기업 공시특례 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공시 생략항목도 늘려 공시부담을 줄인다. 아울러 주주 연락처를 확보 못해 전자교부 동의를 못 받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주 연락처를 수집할 근거를 마련한다. 이는 증권 모집·매출시 증권을 취득하고자 하는 자에게 투자설명서를 미리 교부할 때 기업의 비용부담이 커서다.
이밖에도 소액공모에 대해서 일반공모와 동일하게 증권소유자가 25인 미만으로 감소하면 결산서류 제출을 면제한다. 자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신규 외감대상 법인은 직전년도 사업보고서 제출이 불가능함에도 예외가 명확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분기보고서 공시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투자설명서 전자교부 등 관련 비용도 절감된다”며 “소규모기업으로 공시의무가 경감되는 기업이 늘어나고 비상장법인 교육지원도 강화된다”고 말했다.
ESG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환경･사회 정보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거래소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단계적으로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2016년 12월 제정된 스튜어드십 코드의 시행성과를 평가하고 ESG 관련 수탁자책임 강화 등 개정을 검토한다.
그 밖에 의결권자문사의 전문성·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우선 금융투자업자가 의결권자문사를 이용하는 경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경과를 보아가며 자본시장법에 관리‧감독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더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하고 내용도 충실해져 책임투자의 기초자료로서 활용도가 높아진다”며 “기관투자자의 의결권자문서비스 이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자문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시 사각지대를 줄이고 제재제도를 정비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 기술특례 상장법인이 조달목적과 달리 미사용 자금을 운용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운용내역을 공시하도록 개선하는 식이다. 또한 국내상장된 역외 지주사 관련 공시를 확대해 투자위험이 충분히 공시되지 않던 문제점도 정비한다. 아울러 신규 상장기업에 대해 직전 분·반기보고서 제출의무를 부여하고 영구채 발행 관련 공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례상장기업, 역외금융지주회사, 신규상장기업 등에 대한 공시가 확대돼 투자자 피해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며 “공시규제 상습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제재 형평도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에 대해 법령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과제는 신속 추진하되 법률·시행령 개정은 올해 3분기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도 부위원장은 “대중에 공개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산업적 병폐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말이 있다”며 “기업은 기업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공시하는 것이 투자자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한 기본의무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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