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2년 확정된 박근혜 前대통령 사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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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3년10개월’ 이미 영어의 몸
‘박근혜=절대악=친일파=독재자’ 프레임
“현직에서 물러난 게 정치적 책임진 것”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15 00:02:01

서울구치소에 수감 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가 어제 내려졌다. 총 형량은 징역 22년에 벌금 180억원과 추징금 35억원. 예상됐던 결과다. 형기를 다 채우면 87세가 되는 2039년에 출소하게 된다. 이로써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진 모든 법적 절차는 마무리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3년 10개월간 구치소와 병원을 오가며 영어의 몸으로 지냈다. 수감된 적이 있는 전두환·노태우 등 역대 대통령들 중 가장 길다.

이제 화두는 특별사면으로 옮겨가게 됐다. 현직에서 탄핵 돼 정치적 책임을 진 전직 대통령을 구속한 것에 대한 국내외 비판여론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사면은 형이 확정된 자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문재인 대통령 역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제 사면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고,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될 전망이다.

야권은 국민대화합 차원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양인에 대한 특별사면 필요성을 거론했다가 거센 당내 저항에 부딪혔다. 차기 대선에 앞서 여야의 정치운명이 걸린 4월의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복잡한 정치공학과 셈법이 더해져 이 문제는 폭풍의 눈이 될지 모른다. 문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 대선 경쟁이 본격화하면 결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지층 찬반을 떠나 적절한 시기에 사면을 (대통령에) 건의드리겠다”던 이 대표도 지금은 한 발 뺀 모양새다. 일련의 상황을 정치보복이라 여기는 당사자에게 ‘반성해야 사면하겠다’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현실성은 있는지 의문이다.

현 시점에서 다시 분명해진 것은 극렬 지지층에 휘둘리는 민주당의 민낯이다. 정권과 극성 지지자들의 정당성에 대한 자기불안으로 보인다. 그들에게 ‘박근혜=절대악’이어야만 한다. 이미 세상사에 관심을 접은 듯 보이는 한 자연인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언가. 병자에 대한 인도적 관점조차 없다. 문 대통령은 극렬 지지층의 과도한 편 가르기와 온라인상의 집단 폭력에도 단 한 차례 입장 표명을 한 적이 없다. 외려 “민주주의를 흥미롭게 하는 양념”이라 편을 들어준 이래 지지자들의 반민주적 행태를 즐기는 듯하다.

공개적으로 사면 반대 입장을 밝힌 여당 국회의원도 10여명 있다. 이들은 “탄핵촛불을 들었던 국민이 용서할 마음이 되어 있지 않다”, “촛불 국민에 대한 배신”, “친일과 독재의 세력들을 쉽게 용서하면 다시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일과 독재 세력’이라는 단어가 특히 주목을 끈다. 대한민국을 통째로 친일과 독재 세력으로 본다는 뜻이다. 여권의 이런 입장은 북한을 정통으로 보는 1980년대 민족해방파(NL) 학생운동권 주장과 일치한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부정한 국가다.

그렇다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반(反) 대한민국적 역사관에 의해 단죄된 셈이다. 법치의 결론이라기보다 6·25전쟁의 연장에서 이데올로기적으로 패배한 것이 된다. 대한민국을 무조건 칭송하자는 게 아니다. 해방 후 70여년간 빈주먹으로 공화국의 내실을 채워오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어둠과 아픔이 있었다. 그것을 넘어 오늘에 이른 것은 출발점과 방향성이 옳았기 때문이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대한민국이라면 희망이 있었다. 촛불정부를 자처하는 문 정부 주도로 곳곳에서 진행되는 현재와 같은 반 대한민국적 흐름은 끝내 국가의 소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희망을 위해서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을 하루빨리 풀어주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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