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20분 맹탕 회견’에 국민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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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상징 전직 대통령 사면 외면
실패한 대북·부동산정책 여전히 고집
“파양이 해결책” 입양 공감능력도 제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19 00:02:02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신년기자회견은 통합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맹탕이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어떤 꿈도 비전도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로만 채운 ‘허무한 120분’이었다”는 국민의힘 논평처럼 모두 제 자랑과 남 탓뿐이다. 지난주 무력시위로 일관한 대북 이슈에 대해서도 “북한의 핵 증강은 평화구축회담이 성사되지 못해서” “김정은의 평화·대화·비핵화 의지 분명히 있다”는 등 현실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투로 일관했다. 군통수권자로서 의심스러울 정도다.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였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선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11일 발표한 신년사의 ‘희망, 포용’과 앞뒤가 안 맞는 답변이다. 그 이전 신년인사회 때도 국민통합을 강조한 만큼 국민은 가시적 내용이 나오리라고 기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 쏘아 올린 두 전직 대통령 특별사면론으로 부풀었던 국민은 농락당한 기분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언급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특별사면을 단행, 국민통합의 전기로 삼을 수 있을 터인데도 방기했다. 차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결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이 사면 결단을 내릴 때임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부동산 안정 문제도 그렇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과거 정부에 비해 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했기에 부동산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저금리 때문에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에 더해 작년엔 인구가 감소했는데도 오히려 61만 세대주가 늘어나 안정화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핑계를 댔다.

이는 부분적인 이유가 될지 모르지만 근본 이유는 아니다. 질적 수준이 담보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근래에도 전국의 집값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세 물건 부족이 주된 요인이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중저가 주택 매매로 돌아서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공급과 수요를 양적으로 접근해 온 점을 개선해 이제는 주거 수요 변화와 다양화를 직시하면서 그에 부응하는 공급이 이뤄지는 주거정책을 세우길 촉구한다.

기자회견에서 황당한 발언도 있었다. 정인이 사건 방지책 질문에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취소한다던지, 입양 아동과 맞지 않는 경우엔 아이를 바꾼다던지”라고 답했다.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에 공감능력이 떨어진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입양 아동의 인권을 아예 무시한 ‘파양’과 ‘교환’을 방지책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임기 1년여를 앞둔 문 대통령에게 요청되는 덕목은 포용력이다, 포용과 통합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하는 것이다. 반대세력을 적대시하다 보면 결국 정책수행 능력보다 충성심만을 중요하게 여긴 나머지 인사 실패가 속출한다. 또 측근 중심의 밀실 정치가 결국 정권 실패로 귀착됐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전직 대통령과 야당 등 반대세력까지 포용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요 협치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국난을 맞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적 연대의식이 긴요하다. 국정 최고지도자가 앞장서 실천하는 통합의 협치에서 그 길을 찾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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