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김상열, 중소건설사 밥그릇 뺏는 메뚜기경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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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성장 발판 문어발식 사업 확장 박차
본업 소홀, 시공능력평가 TOP10 탈락
치고 빠지기식 경영…지역경제·생태계 울상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0 14:00:00

지난해 기업 공개(IPO) 연기, 시공능력평가 순위하락 등을 기록하며 순탄하지 못한 한 해를 보낸 호반건설이 지역 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본업인 건설업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 섞인 반응이 뒤따른다.

1989년 설립된 호반건설은 지방 건설사임에도 불구하고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무차입 경영이라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원칙 하에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자체개발사업으로 이익을 극대화한 호반건설은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 안에 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코로나 사태와 경기침체 등으로 주춤하기 시작했다. 공사실적은 1조6719억원으로 전년의 2조6928억원에 비해 39% 줄어들었다. 시공능력 평가순위도 10위권 밖인 12위로 밀려났다.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상장 작업 역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지난해 호반건설의 부진은 앞서 축적해 온 풍부한 유동성을 앞세운 문어발식 확장 때문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다수의 자회사에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백억 대의 자금 대여와 보증과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호반건설은 △호반자산개발 △스카이리빙 △호반주택 △티에스개발 등 다수의 계열사에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대의 단기 자금대여를 진행했다. 대전용산개발, 스마트시티더원피에프브이 등에는 각각 3400억원, 650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다.

호반건설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은 본업의 부진 외에 기업 이미지 실추의 결과도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반건설 자회사들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인한 지역경제와 지역 건설업계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 내 신생 계열사를 만들고 그곳에다 막대한 돈을 지원해 개발해 팔아먹고 하는 식으로 하면 자본과 하도급 경쟁력이 낮은 지역 경쟁사들은 죽으란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호반건설이 짧은 시간에 돈만 벌고 나가는 메뚜기경영을 반복한다면 지역경제와 지역 건설업 생태계는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호반건설 관계자는 “모든 사업 과정은 적법하게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요지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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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