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확보 없이 장기계속공사 졸속추진, 혈세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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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분석
41건 중 63% 최초 계약금액 5% 미만으로 첫 삽
공기지연→잔여공사 증가→공사비 증액, 예산낭비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0 13:05:00

▲ 20일 경실련은 공기지연·예산낭비 주범, 장기계속공사제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현장 [사진제공=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장기계속공사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장기계속공사는 전체 사업예산을 다 확보하지 않더라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경실련은 20일 오전 10시 30분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대형SOC 사업은 수년간에 걸쳐 이행되는 국가시책 사업이므로 총 사업 예산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만약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조건 착공만을 서두른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준공지연(공사기간 연장)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 결과, 장기계속공사 41건 사업 중 14건의 사업은 공사비 확보가 1% 안된 상태에서, 26건의 사업은 공사비확보가 5%도 안 된 상태에서 사업이 착공됐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이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사업은 총 49건으로 국토교통부의 지방국토관리청 21건, 국가철도공단 22건, 한국도로공사 6건 등이다. 49건 중 계속비공사 방식은 8건(16%)에 불과했고, 나머지 41건(84%) 모두 장기계속공사로 계약체결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분석대상 49건의 국책사업 중 공사비 변동이 없거나 감소한 사업은 5건(10%)뿐이며, 이들은 대부분 개‧보수 공사로 공사기간이 짧고 공사금액이 적은 공사였다”며 “나머지 44건의 공사에서는 모두 공사비증액이 발생했으며 1건당 평균 119억원이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49건 공사 중 41건이 장기계속공사로 계약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1건의 공사비 증가분 중 물가 상승액 비중은 47.7%다. 반면 계속비공사에서 공사비 증가분 중 물가상승액 비중은 16.4%로 나타났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채 졸속 추진되고 있는 장기계속공사는 ‘공기지연 → 잔여공사(물가 대상액) 증가 → 공사비 증액’의 악순환 구조를 형성시켜 혈세낭비를 부추긴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2019년 준공한 공사 49건 중 12개월 이상 완공이 늦어진 사업은 51%인 25건이고, 이중 10건은 3년 이상 공사기간이 늘어났다”며 “49건 중 43건 사업의 공사기간이 지연되었는데, 이는 당초 계획된 사업계획대로 완성된 사업이 전혀 없다는 것이며, 결국 공사기간 지연으로 인해 국가예산이 낭비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건설공사 대부분은 전체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채 착수되고 있으며, 그 결과 국책사업의 절반가량이 평균 2년 이상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현상들이 매년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공공건설공사에서 지금까지 그리고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처럼 공공건설공사가 졸속추진 되고 있고, 공사기간이 수십 개월 이상 늘어나는 원인은, 다름 아닌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적용하고 있는 ‘장기계속공사’라는 계약방식 때문이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 착수한 이후, 후속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공사기간 지연은 공사 착수 시부터 예견된 사항이다”며 “대형SOC사업은 헌법 제55조 및 국가재정법 제23조에 의거하여 ‘계속비공사’로 이행돼야 한다. 반면 장기계속공사제도는 법률위임 원칙을 위반한 기형적인 제도로서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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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