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특공 소득·자산 재검토해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신혼특공 소득·자산 재검토해야

배태용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2 00:02:10

어느새 임기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임기 시작 4년 동안 줄곧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매해 각종 행사자리에서 상생과 화합, 포용을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정부 각 부처는 포용국가로 가기 위한 초석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정책을 쏟아왔다. 정책의 상당수는 저소득층, 청년, 신혼부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 정책이였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의지와는 달리 그동안의 정부의 포용 정책은 단어 의미조차 무색해질 정도로 모순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가 정해 놓은 사회적 약자 기준이 특정 계층에 편파적인 혜택을 주어지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은 데다 이로 인해 다른 곳에서 역차별 현상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정부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대한 내용이다. 정부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혼을 꺼리는 20·30대 고민을 해결하고 나아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 공급 정책에 많은 예산을 쏟아 부었다.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정부 주택 공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많은 공급을 예고하면서 예비 신혼부부와, 자녀를 둔 부부 등 사이에서는 이제야 ‘희망’을 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의 세부 공급 방안의 민낯이 들어나면 들어날수록, 희망이 금 새 절망으로 바뀐 이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신혼희망타운을 비롯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대한 소득기준이 터무니 없이 낮기 때문이다. 공공주택 유형의 경우 도시생활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의 100%를 넘지 않는 가구에 우선 공급을 진행한다. 우선 공급 물량은 무려 70%에 달한다. 정부 쏟아내는 공급물량의 70%가 월평균 100%가구에게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업계 안팎에서는 도시생활근로자의 월평균 100%라면 은행이자를 갚기 어려울 정도의 소득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2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의 100%는 세전 437만 9809원이다. 세금을 제외하고 계산해보면 실수령액은 360만원 정도다. 공공주택 청약 조건이 터무니 없이 낮은 만큼 열심히 노력해 평균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들은 지원 자격조차없다.

월 실수령 월급이 360만원 정도인 가구가 과연 아파트 중도금을 낼 수 있을까. 업계 안팎에서는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에는 부모를 잘 둔 소득이 낮은 가구가 70%에 달하는 공공 물량을 가져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서울 집값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재, 청약 밖에 답이 없다고 느낀 청년·신혼부부들의 과열은 어느때 보다 심한 상황이다. 과열된 만큼 부동산커뮤니티 등에서는 일시적으로 소득을 낮게해서 당첨확률을 높인 다음, 고소득자로 복귀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있다. 현재의 신혼부부 특공은 노력한 이들의 가슴이 비수를 꽂는 처사나 다름이 없다. 소득기준이나 자산기준을 재정립해 지금의 역차별을 해결하길 기대해본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