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폭행사건 부실수사 논란… 법세련, 증거인멸교사로 李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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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수사관, 블랙박스 영상 보고도 모른 채해
법세련 “영상삭제 제의는 명백히 증거인멸 교사한 것"
국민의힘 “검찰개혁보다 경찰개혁 요구 목소리 높아”

김찬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5 14:22:27

▲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대표가 25일 '택시기사 폭행 블랙박스 영상 삭제 요청에 의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택시기사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택시기사에게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고발했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25일 이 차관을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폭행 장면이 담긴 택시 블랙박스 영상은 특가법상 폭행죄 적용에 있어 핵심 증거다”며 “이 차관이 피해자에게 ‘영상을 지우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한 것은 명백히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기사 A씨를 폭행했다. 당시 이 차관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 이 차관의 폭행사건을 수사한 당시 경찰 B씨는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할 수 없고 피해자인 택시기사 A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해 같은 달 12일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이달 23일 택시기사 A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지난해 11월 11일 수사관에게 보여줬음에도 수사관이 “차가 멈춰 있다. 영상 못 본 걸로 하겠다”고 했다고 밝히면서 경찰의 ‘덮어주기 수사’ 의혹이 불거졌다.

법세련은 “실제로 영상이 삭제돼 없어지면 수사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 차관이 피해 택시기사에게 영상을 지워 달라고 부탁한 것은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용인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법세련은 경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은 권력층이 힘없는 약자를 폭행한 비열한 만행이자 수사종결권을 가져간 경찰의 민낯이 드러난 매우 엄중한 사건이다”며 “아직 역량이 한참 부족한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지고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경찰의 이 차관 폭행사건 부실수사를 비판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이 차관의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이 확인하고도 ‘못 본 걸로 할게요’라고 한 뒤, 이 차관을 입건조차 하지 않고 내사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찰개혁보다 경찰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많다. 경찰은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커지는 권한에 대한 명분을 잃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찬주 기자 c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