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체할라”…신세계, SK와이번스 인수 우려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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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SK와이번스 구단 1352억8000만원에 인수
신세계, 2012년 여자농구단 일방적 해체…비판 여론 분분
SK와이번스 팬들 “성적 안 나오면 언제 매각될지 몰라”

허경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6 13:22:29

▲ 신세계그룹이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 사진은 SK와이번스. [사진제공=SK와이번스]

신세계그룹(신세계)의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과거 신세계가 15년 간 이끌던 여자농구단을 일방적으로 해체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국내 스포츠업계 안팎에선 신세계의 무책임한 행보가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 의구심어린 시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6일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와 SK텔레콤은 26일 SK와이번스를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데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주고받았다.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며 코칭 스태프와 프론트도 100% 고용 승계하기로 했다. 인수 가격은 총 1352억8000만원이다. 본 계약은 내달 23일 맺는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수 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며 “특히 기존 고객과 야구팬의 교차점이 커 상호 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 진출을 바라보는 스포츠업계와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신세계는 여자프로농구 원년부터 리그에 참가했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의 정선민을 앞세워 1999년 겨울리그, 2000년 여름리그, 2001년 여름리그, 2002년 겨울리그를 재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선민 선수의 이적과 주전이 노쇠화, 구단의 투자 부진 속에서 팀 성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그리다 2012년 4월 돌연 팀 해체를 선언했다. 15년 간 이끌었던 팀을 일방적으로 없애버린 것이다. 당시 사전에 어떠한 언질도 없이 팀 해체를 통보해 스포츠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선수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될 위기에 몰렸고, 다른 팀이 신세계 선수를 흡수한다고 해도 대부분 저액 연봉 선수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SK와이번스 팬들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SK와이번스 게시판에는 ‘정용진이 진득히 기다려주는 스타일은 아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SK와이번스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매각되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는 내용이 골자다.

SK와이번스 팬들은 “정용진이 선보인 ‘삐에로쑈핑’, 호텔 ‘레스케이프’, ‘푸른밤’ 소주 등을 보면 향후 SK와이번스가 못하면 어떻게 될지를 잘 알 수 있다”며 “SK와이번스가 성적이 안 나와서 앞서 언급한 사업체들처럼 다시 매각되는 신세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단을 진득하게 기다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애초에 인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앞서 여자농구단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SK와이번스가 3년 내에 우승을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세계가 인수한 SK와이번스는 2000년 창단했다. 쌍방울 레이더스가 전신이다. 만년 약팀이던 SK는 2000년대 후반 김성근 감독 지휘 아래 강팀으로 변모하며 2007·2008·2010시즌에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며 ‘SK 시대’를 구축했다. SK는 이후 2018년에 또 한 번 우승하며 신흥 명문 구단으로 거듭났다. 다만 지난 시즌엔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허경진 기자 kjh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