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성추행’ 깔끔하게 처리한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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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신속 사과·당 대표 사퇴로 “속죄”
피해자는 당 믿고 형사고소는 안 해 “화합”
반성 않고 2차 가해 중이던 민주당만 머쓱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8 00:02:02

정의당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난관에 빠졌다. 당 대표의 성추행과 대표직 사퇴로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는 등 재빠르게 수습에 나섰으나 창당 이래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 당의 존립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하다. 4월 재보선 무공천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 처리에 9개월여 시간을 끌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까지 저지른 더불어민주당과 비교돼 오히려 당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고 있다.

정의당은 사건 발생 열흘 만에 진상조사를 마치고 즉시 공개했다. 가해자는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 가해를 저질렀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인정했다. 그동안 유명 인사들 사이에서 무수한 성 비위 사건이 터졌지만 이렇게 진솔하게 잘못을 단박에 인정한 성명은 처음이다. 가해자는 사과와 함께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속죄하고 있다. 모든 게 일순간에 진행됐다.

피해자도 “함께 젠더폭력 근절을 외쳐 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대표로부터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면서도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가해자 처벌과 관련, 형사고소가 아닌 공동체 내 해결을 원하는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깔끔하게 마무리 된 셈이다. 나경원 전 의원마저 “정의당의 태도와 대응 과정만큼은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비교되는 정당이 있다. ‘더듬어’ 민주당으로 불릴 정도로 대형 성비위 사건이 종종 터지는 민주당은 지난해 4월 7일 발생한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과 7월 9일 자살로 마무리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어제 겨우 이낙연 대표가 사과했다. 부산시장 사건은 4·15 총선거 이후에 공개해 늑장 대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70~80년 된 일제 위안부 문제에 줄기차게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행태와 정반대다. 민주당은 ‘재·보선 원인 제공 시 당 후보 무공천’이라는 당헌마저 개정했다. “정의당 사건에 경악한다”는 민주당 논평도 뻔뻔하다.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은 더욱 심각하다. 여성운동가 출신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고소 전 피해 사실을 가해자 쪽에 귀띔했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희한한 말을 만들어 피해자를 두 번 울렸다. 그제 남 의원은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이해찬 전 당 대표는 물론 이낙연 현 당 대표마저 ‘피해를 호소하시는 고소인’이라고 조롱했다. 피해자를 ‘꽃뱀’에 비유한 친여 여검사도 있다. 처벌도 가능한 2차 가해 수준이다.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피해자 위로는 한마디 없이 “서울시장 사건은 여러모로 안타깝다”며 원론적인 견해만 밝혔다. 한통속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미완의 인격체인 사람은 살면서 자의든 실수든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른다. 문제는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공자와 석가도 부끄러움을 아는 ‘염치’를 강조했다.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강도도 죄를 고백하자 예수가 구원해 주지 않았나. 사건을 제대로 수습한 정의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중견 정당으로 거듭나리라 기대된다. 원칙대로 수습해 내부 부조리를 씻어나가는 장면을 적잖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내부 자정 기능으로 해결한 문제를 시민단체 활빈단이 고발한 것은 유감이다. 피해자는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저를 끝없이 피해 사건으로 옭아 넣는 것은 매우 부당하고 경솔한 처사”라고 비난하지 않나. 활빈단은 고발을 취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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