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존재감 더욱 부각되는 트럼프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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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트럼프주의, 민중과 결합한 첫 ‘보수 포퓰리즘’ 주목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04 07:45:3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한 지 10여일만에 40개가 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정책의 폐기, 무력화다. 자신의 선거공약에 반하는 것도 있다. 일부는 트럼프의 세부조치로 실행이 좌절됐으나 이례적인 속도에 친민주당 언론들조차 난색이다. “속았다”는 일부 유권자들의 후회도 들린다.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우리나라 중도 유권자들을 연상시켜 흥미롭다.

주류언론의 반 트럼프 보도 기류는 여전하다. 다만 상반된 민심도 전해진다. 가령, ‘폴리티고’를 보자. 기자만 300명이고 연간 구독료(약 1300만~3500만원)가 매출의 절반 이상인 고급정치전문 매체다. 폴리티코의 타라 팔머리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는 퇴임 후 오히려 정치적 영향력과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일부 주에선 공화당 의원들보다 인기가 높다.

민주당의 퇴임 후 탄핵 추진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많다. 이들에겐 대선의 불공정, 의사당 난입을 안티파 주도로 보는 믿음이 강하다. 팔머리는 “트럼프가 언론에 노출되지 않을수록 순교자로 보인다”며 공화당의 떠오르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대선에서 트럼프는 여론조사보다 훨씬 많은 표를 얻었다. 공화당 취약층의 득표력이 두드러진다. 인종·성·이념·학력·계급·정당 등 과거 기준과 다른 요인들이 트럼프 지지를 이끌었다. 유색 인종은 물론 성소수자 집단의 지지까지 크게 높였다. 불법이민에 불안한 중남미계 유권자는 말할 것 없다. 트럼프 혐오가 유별났던 백인 여성층 역시 지지율이 늘었다.

트럼프의 행보는 반세계화 반엘리티즘으로 요약된다. 국경장벽, 기후협약 및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동맹 폄하와 방위비 분담 증액, 중국 등 주요 교역국 상대 관세폭탄 등등. 이를 인종주의 고립주의로 비판하는데, 일방적 매도에 가깝다.

트럼프주의 본질은 세계화 속에 소외된 자들의 분노, 한통속 기득권 엘리트층을 향한 분노다. 국외 문제에 매달린 미국, 그로 인한 자국민 불만에 트럼프는 적극 움직였다. 그게 그의 대외정책이다. 미국의 개입과 리더십으로 유지되던 세계화에서 발을 뺀 것이다. 그러면서 이스레엘과 UAE, 바레인의 국교 수립을 이끌어낸 아브라함 협정 중계로 실질적 중동평화를 이끌어냈고,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트럼프는 또 주류언론에 맞서며 워싱턴DC 기득권의 ‘늪’을 쓸어내겠다고 장담했다. 진보적 지식층과 기득권의 위선을 들춰냈다. 그의 반엘리티즘은 보수 정당이 민중과 결합하는 특이한 양상을 낳았다. 탈냉전 이래 ‘세계화’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아름다운 구호였다. 민족·인종의 이름으로 자행된 폐해들을 넘어설 대안인 듯했다. 그러나 중국과 결합하며 변질된 지 오래다. 그들 식 특혜와 접대로 구미의 엘리트들을 길들였다. 타락의 다른 표현이다.

미·중 밀월, 친중글로벌리즘으로 빈익빈부익부가 가속화됐다. 중국에 대한 낭만적 기대는 배신당했다. 부유해질수록 자유화는커녕 디지털 감시체제와 팽창주의로 ‘지구촌의 위협 중국’이 되었다. 디지털·금융자본의 성장 속에 중산층은 해고 열풍, 서민 일자리는 중국으로 넘어갔다. 2019년 미연방통계국에 따르면 소득불평등이 50년 이래 최고치, 상위 10%가 하위 90% 소득의 4배. 뉴욕은 상위 1%가 하위 99% 소득의 수십 배에 이른다.

트럼프의 플로리다 별장 ‘전 대통령 사무실’ 마라라고가 백악관보다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탄핵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졌으나 그의 존재감이 불편한 세력의 반발은 현재진행형이다. 전보다 늘어난 트럼프 지지층, 전임자 인기와 영향력이 취임 직후의 현직 대통령을 압도하는 기이한 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 주류언론과 빅테크 신뢰도가 내려가고 있다. 반면 “돌아온다”는 트럼프의 공언은 현실감을 더해간다. 트럼프주의는 인류사 초유의 보수 포퓰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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