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DF 수탁고 5조원 돌파 … 수익률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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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TDF 시장 동향 분석…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해 연금 특화상품 자리매김”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22 13:47:38

▲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TDF(타깃데이트펀드)의 수탁고는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3조3000억원) 대비 56.8%(1조9000억원) 증가했다. [스카이데일리DB]

미국의 대표 연금상품 중 하나인 TDF(Target Date Fund·타깃데이트펀드)가 국내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향후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 상품으로서 더욱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TDF의 수탁고는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3조3000억원) 대비 56.8%(1조9000억원) 증가했다. TDF 취급 자산운용사도 지난해 우리, 메리츠 등 2개사가 신규 진입해 12개사로 늘어났다.

TDF란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점을 목표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펀드가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해 운용하는 자산배분 펀드를 말한다. 청년기에는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늘려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노년기에는 채권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TDF 가운데 퇴직연금의 비중이 가장 컸다. 퇴직연금은 TDF 수탁고(5조2300억원) 중 61.6%(3조22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이어 개인연금 1조5000억원(29%), 리테일 5000억원(9%) 순이었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퇴직연금이 100% 편입할 수 있도록 TDF 투자규제가 완화됨에 따른 것이다. 목표시점별, 시장상황별 자산배분이 하나의 펀드에서 가능한 TDF의 규모가 매년 두 배씩 증가하는 추세다.

은퇴시점에 따른 타겟데이트(목표시점)도 전반적으로 고르게 분포해 연령별로 고르게 가입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목표시점 2025년과 2030년, 2035년, 2040년 등의 비중은 각각 28.2%, 17.2%, 11.1%, 11.6% 등이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과에 지친 가입자들의 노후자산 증식을 위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양적인 성장에 따라 자산운용사간 발전적 경쟁을 통해 질적인 측면의 성장도 동시에 촉진돼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가입자의 선택지가 확대되는 등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운용 방법으로는 ‘국내 직접운용’과 ‘패시브형’이 증가했다. TDF 도입 초기에는 해외 자산운용사의 노하우 활용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품이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해외 제휴형 TDF 운용사들도 직접 운용형 TDF를 추가로 출시하고 있다.

아울러 TDF의 비용절감을 위해 하위펀드에 액티브 펀드 대신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활용하는 패시브형 TDF가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다만 TDF의 폭발적 성장을 감안하면 패시브형 TDF가 액티브형을 잠식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수요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DF는 시장 변동성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해 연금특화상품으로서의 적합성을 입증한 것으로 나타냈다. 지난해 모든 TDF의 1년 수익률은 평균 9.7%로 증시 상승장에서 국내외 지수를 추종하며 우수한 성과를 실현했다. 증시 호황기였던 2019년 모든 TDF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6.0%, 증시 조정기였던 2018년 TDF의 평균 1년 수익률은 -7.4%로 집계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가 14.3%였던 지난해 증시 상승장에서 국내외 지수를 추종하며 우수한 수익률을 실현했다”며 “증시 조정기였던 2018년(MSCI -11.2%)에는 증시 하락폭 대비 우수한 방어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TDF는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호황기에는 수익창출, 조정기에는 분산효과로 인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은퇴시점이 다가올수록 자동으로 변동성을 낮게 관리하는 구조로 설계돼 미국 등 연금 선진국에서는 대표적인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채택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미국의 적격 디폴트옵션(QDIA) 1조2000억달러 중 약 87%인 1조 달러가 TDF로 운용된다. 호주의 경우 적격 디폴트옵션(Mysuper) 8000억 호주 달러 중 약 40%인 3000억 호주달러(AUD)가 TDF와 유사한 라이프사이클 펀드로 운용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연금 가입자들이 수익률에 민감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실적배당상품으로 연금의 머니무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향후 TDF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무영 금투협 산업전략본부장은 “일반 투자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검증된 운용방법이 TDF이다”며 “생애주기 관점에서 장기·분산투자 수단으로 TDF를 활용한다면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