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돌아올 학폭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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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돌아올 학폭 부메랑

김찬주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25 00:02:40

과거 학교폭력(학폭)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폭로에 의해 여론의 단두대에 올랐다. 특히, 스포츠계의 스타로 주목 받던 이들이 한 순간에 가해자로 전락해 사회적 재기불능 상태가 됐다. 이런 사태를 지켜본 국민은 혀를 내둘렀고 사회적 공분을 샀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진행중인 TV프로그램에서 하차하거나 경기 출전 정지 처분 등의 ‘사회적 처벌’을 받았다. 과거에 저지른 잘못이 커다란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배구계 인기스타였던 이재영·이다영(25·흥국생명) 쌍둥이 자매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사건은 해외 언론에도 보도됐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쌍둥이 배구 스타가 과거 학교폭력이 알려지면서 국가대표팀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제목으로 소식을 전달했다.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월드오브발리’와 프랑스의 ‘프랑스24’, 다수의 일본 매체들도 이 소식을 연이어 보도했다.

학폭을 당한 피해자들이 뒤늦게 과거 사실을 폭로한다고 해서 이들의 마음이 치유됐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악몽의 뫼비우스의 띠 위를 걷고 있다. 어떤 이는 학폭 미투 때문에 과거의 상처가 상기돼 더 고통스럽다고 했다. 10년 전 학폭을 당했다는 또 어떤 이는 얼마나 더 버텨야 완전히 잊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불안 속에서 살고 있었다.

이처럼 과거에 발생한 학폭 문제가 피해자들의 폭로를 통해 이제야 공론화되고 있다. 이는 최초 발생 시점에서 학폭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치료와 진심어린 사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학폭 가해자도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우리 아들·딸은 학폭을 가할 사람이 아니라며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감싸는 부모도 문제다.

학폭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뒤늦게 나오는 이른바 학폭 미투가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제라도 학폭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 다행이다”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왜 이제 와서 폭로하느냐. 저건 거짓이다”라는 의견도 있다.

분명한 것은 학폭 미투의 사례들이 공론화 될수록 과거 가해자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혹시라도 현재 학폭에 가담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학폭 문제가 나중에 본인에게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의미하다.

학폭 미투가 향후 정의로운 사회의 경종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수년 전 피해사실에 대해 심리적 재외상화(Retraumatization) 우려가 있음에도 폭로를 하는 것은 큰 용기이자 공정사회로 나아가는 큰 걸음이다”며 “최근 학폭 미투 사례로 앞으로도 제2, 제3의 학폭 미투 운동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의 견해처럼 제2, 제3의 학폭 미투 운동이 이어진다면 학폭 가해자들에게는 처벌의 부메랑이 반드시 돌아간다. 이제 피해자는 여전히 웅크리고, 가해자는 잘못된 행위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고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진심어린 사과와 화해 그리고 용서가 있는 진정성 있는 사회로 가는 출발점에 서 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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